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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답합니다."
결국 신화용이 먼저 입을 열었다. 신화용은 9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사실 마음의 결정을 내린지는 오래다. 내 거취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이야기가 나오고 있어 팬들에게 직접 알리는게 도리라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포항을 떠나야 할 때가 된 것 같다. 구단도 결단을 내려주셨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포항제철중, 포철공고를 거친 신화용은 '뼛속까지' 포항맨이다. 그런 신화용이 이미 지난해 12월 팀을 떠날 결심을 마쳤다. 신화용은 "포항이 나를 처분하기 위해 대리인을 선임해 여러 구단에게 제안을 했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 이제는 정말 포항에서 나와야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고액 연봉이 걸림돌이었지만 정상급 기량을 가진 그에게 당연한듯 복수의 러브콜이 쏟아졌다. 그 중 수원이 적극적으로 나서며 이적 협상은 급물살을 탔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변수가 생겼다. 최순호 포항 감독이 적극적인 만류에 나선 것. 올 시즌 이렇다할 전력보강을 하지 못한 상황에서 신화용까지 보낼 경우 전력누수가 너무 크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이에 포항 구단도 핵심 전력은 모두 잔류시키겠다는 전략으로 돌아섰다. 포항은 부랴부랴 협상테이블을 열었다. 최 감독은 측면에서 계속된 면담으로 지원에 나섰다. 하지만 신화용의 마음을 끝내 돌리지는 못했다. 신화용은 "돈 문제가 아니었다. 나 역시 마지막 도전이 필요한 상황이었다. 후배들에게도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것 같았다. 나를 누구보다 잘 아는 감독님이기에 죄송스러웠지만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전해드렸다"고 했다.
이제 공은 포항으로 넘어갔다. 포항은 4일부터 훈련을 시작했다. 그 자리에 신화용은 없다. 신화용은 "13년간 포항에서 최선을 다했다. 마지막으로 배려해주셨으면 좋겠다. 나도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새 출발 해야 하는 입장이다. 하루하루 결론 없이 시간만 흘러가는 것이 안타깝다"며 답답해 했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