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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연승' 최태웅 감독 명언에 현캐 선수들 춤추고 있다

김진회 기자

기사입력 2016-02-10 19:48


9일 천안유관순체육관에서 배구 V리그 남자부 현대캐피탈과 OK저축은행의 경기가 열렸다. 11연승의 현대캐피탈이 5연승을 달리던 선두 OK저축은행에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승리했다. 최태웅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을 전달하고 있다.
천안=송정헌 기자 songs@sportschosun.com/2016.02.09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이 V리그 역사를 다시 쓰고 있다.

현대캐피탈은 9일 선두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 시키고 파죽의 12연승을 질주했다.

이제 정규리그 우승을 넘본다. 현대캐피탈은 22승8패(승점 63)를 기록, 1위 OK저축은행(승점 65)와의 승점차를 2점으로 줄였다. 현대캐피탈이 마지막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한 건 2014년 1월 16일이다.

현대캐피탈의 상승세가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12연승이란 숫자도 주목받고 있지만 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40)의 숨은 명언도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의 어록은 팀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을 때 나온다.

최 감독은 9연승을 따낼 때까지만 해도 겸손함을 유지했다. 지난달 14일 KB손해보험전에서 5연승을 달성한 뒤 "5연승을 했다고 해서 우리가 강팀이거나 우승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연승을 해야한다'는 부담감보다는 매 경기에 최선을 다하는 것이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 우리카드전에서 9연승을 질주했을 때도 들뜨지 않았다. 최 감독은 "흐름상으로 우리가 더 올라갈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일단은 기다리겠다. 우리가 1등으로 갈 수 있는 큰 그릇이 된다면 올라갈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최 감독의 어록이 제대로 폭발한 것은 지난 2일 한국전력전부터다. V리그 남자부 사상 최초 한 시즌 두 자릿수 연승을 앞둔 경기였다. 이날 2세트 18-20으로 뒤진 상황에서 최 감독은 "사인이라도 내면서 경기를 해야지. 성의 없어 보이잖아. 그리고 억지로 밝게 하려하지마. 그냥 웃는다고 밝아지는 건 아니잖아. 소신있게 경기를 해야지"라며 호통을 쳤다. 현대캐피탈은 상황을 뒤집어 듀스 접전 끝에 2세트를 따냈다. 승부가 5세트로 흘렀다. 2-4로 뒤진 상황에서 최 감독은 명언을 남겼다. 선수들의 자부심을 깨웠다. "볼이 자기 자신한테 오는데 손이 떨리는 게 보여. 그렇게 자신감이 없어? 우리는 10연승을 하는 팀이야. 자부심을 갖고 경기해."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다시 듀스 접전 끝에 16-14로 5세트를 따내며 승리했다.

12연승의 분수령이었던 지난 9일 OK저축은행전에서도 최 감독의 명언이 선수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최 감독은 3세트 22-23으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작전타임을 불러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너희를 응원한다. 그 힘을 받아서 한번 뒤집어 보자. 이길 수 있다"고 다독였다. 전술적인 주문은 단 한마디도 없었다.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끈질기게 따라붙어 듀스 접전 끝에 3세트를 따냈다.


최 감독의 말 한 마디에 심리적으로 강해진 현대캐피탈 선수들은 춤을 추고 있다.

한편 10일 수원체육관에서 벌어진 V리그 남자부 경기에선 한국전력이 우리카드를 세트스코어 3대1로 이겼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2015~2016시즌 NH농협 V리그 전적(10일)

남자부

한국전력(12승18패) 3-1 우리카드(6승24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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