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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옵티머스LTE2 치명적 오류, 안 잡나 못 잡나

박재호 기자

기사입력 2013-12-10 15:18 | 최종수정 2013-12-10 16:19


◇권모씨가 보낸 먹통이 된 LG전자 옵티머스LTE2 화면

부산에 사는 회사원 정모씨(33)는 지난달 1년 가까이 쓴 스마트폰 때문에 속앓이를 했다. 갑자기 폰이 먹통이 되더니 뜬금없이 '저장소 암호를 해독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세요'라는 문구가 떴다.

'어? 내가 언제 비밀번호를 걸었지?'라는 생각에 아는 번호를 모두 입력했으나 잠금이 풀리지 않았다. 전원을 수십번 껐다 켜도 이상 현상은 사라지지 않았다.

인터넷에 검색을 해보니 자신과 비슷한 사례가 아주 많이 있었다. 권씨의 스마트폰은 LG전자의 '옵티머스 LTE2'. 유독 같은 폰에서 이같은 '저장소 암호' 관련 비슷한 현상들이 발생하고 있었다.

옵티머스LTE2는 LG전자가 지난해 5월 출시한 폰이다. HD화질과 개선된 사용자환경으로 소비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출시 70일만에 50만대가 팔려나가 LG전자 스마트폰 판매 기록을 경신한 바 있다.

정씨가 속상한 것은 그 다음이었다. 수리를 위해 LG전자 서비스센터에 갔다. 1년 무상 보증수리 기간이 끝났으니 유상으로 수리를 해야한다는 얘기를 들었다. 메인 보드를 교체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25만원을 내야한다고 했다. 비슷한 오류 사례를 설명하고 기기의 근본적인 문제임을 지적했지만 서비스센터 관계자는 "이 문제에 대해 들은 적은 있지만 본사에서 별다른 지침을 전달받지 못했다. 유상수리가 불가피하다"는 답변이 되풀이됐다.

정씨는 "인터넷 검색을 해보면 같은 문제로 고민하는 이들을 쉽게 만날 수 있다. 제조사측에서 비공식적으로 이를 인지하고 있다. 보통 1년이 지나면 발생하는 고장으로 알고 있다. 특히 안드로이드 OS를 아이스크림샌드위치(4.0)에서 젤리빈(4.1 이상)으로 업그레이드하는 상황에서 더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안다. 명백한 LG전자의 잘못이다"고 주장했다.

관련 인터넷 까페에선 LG전자의 부품 결함과 함께 허술한 OS업그레이드를 두고 성토하는 목소리도 많다. 일반적으로 제조사들은 OS업그레이드를 할때 신중을 기한다. 문제 발생시엔 수정본을 배포하는 경우가 많다. 권씨는 "좀더 알아보니 몇몇은 강하게 서비스센터에 어필해 무상수리 또는 수리요금 할인을 받은 것으로 안다. LG전자가 공식적으로 이에 대해 문제 있음을 밝힌 적은 없다"고 말했다.

정씨에 이어 회사원 권모씨도 최근 스포츠조선이 운영하는 소비자인사이트(http://www.consumer-insight.co.kr)에 속내를 드러냈다.


권씨는 "'저장소 암호를 해독하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는 오류가 떴다. 소위 말해 나는 '뽑기 운'이 나쁜 건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생갭다 피해자가 많다. 옵티머스 LTE2폰 구매자의 10%가 1년이 지나면 폰을 못 쓰게 된다는 얘기나 마찬가지"라고 했다.

LG전자는 이에 대해 함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리콜이나 공식적인 사과는 없었다. 먹통이 된 폰을 다시 사용하려면 메인보드를 교체가 불가피하다. 피해자들은 대부분 25만원이라는 큰 돈으로 수리를 하느니 새 폰을 개통하고 있다. 비용이 덜 들기 때문이다. 돈도 돈이지만 백업을 받아두지 못한 휴대폰내 자료 때문에 더 큰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해당 피해 카페 회원 한명은 "중고 거래를 위한 연락처와 거래내역이 몽땅 날아갔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권씨는 "관련 피해 사례를 모아 공식적인 대응을 할 필요성을 느끼지만 개인이라 무기력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LG전자 관계자는 이에 대해 "한 부품공급업체가 제조한 옵티머스 LTE2 eMMC 메모리 일부에 오류가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와 관련해 서비스 정책이 정해진 것은 현재까지 없다"는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또 OS업그레이드로 인한 오류 가능성에 대해선 "그렇지는 않다. 기기적인 결함이 원인"이라고 밝혔다. 소비자인사이트/스포츠조선=박재호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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