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부상도 우승을 향한 집념은 막을 수 없었다.
2007~2008 V리그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로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은 양효진은 줄곧 한 팀에서만 뛰었다. 데뷔 2년차부터 대표팀의 부름을 받고 태극마크를 짊어지며 '블로퀸' 찬사를 받으면서도 현대건설을 떠나지 않았다. 두 번의 우승(2010~2011, 2015~2016) 외에도 V리그 베스트7 9회, 올스타전 15회 출전, 블로킹상 5회, V리그 10주년 올스타 베스트7 등 각종 타이틀을 휩쓸었다. 양효진의 발자취는 곧 여자프로배구의 역사다. 역대 최다 득점(7574점), 블로킹 득점(1560점) 등 그가 쌓아올린 금자탑은 여전히 경기를 뛸 때마다 새로워지고 있다.
'원클럽 맨'의 길. 화려해 보이지만, 순탄한 것만은 아니다.
양효진은 우승 직후 "V2에서 멈춘 지 너무 오래됐다. 할 수 있는 타이밍이 많았는데 코로나 때문에 두 시즌을 놓쳤고, 시즌 중반 부진해서 처지기도 했다"며 "올 시즌 시작 때 모두가 우리 팀의 우승을 거론하지 않았다. 선수들도 마음을 비웠다. 하지만 시즌을 치르면서 모든 선수가 하나되는 느낌이 들었고, '어쩌면 할 수 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욕심은 내지 않고자 했다. 이런 선수들과 배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즐겁다는 생각이 많았던 시즌이었다"고 돌아봤다.
결혼 후 일군 첫 우승에 대해 "평소 혼자 하는 걸 좋아하는 성향이었다. '결혼한다고 뭐가 달라지나' 생각해 왔는데 정작 많이 다르더라. 어떨 때는 남편이 일 안하고 집에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들 정도"라고 수줍은 미소를 지었다.
그가 걷는 길은 어느 덧 현대건설의 역사가 되고 있다. '리빙 레전드' 타이틀이 아깝지 않은 양효진이다.인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