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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배구 확률 81.25%. "이번엔 꼭 우승하고파" 다짐했는데…거듭된 불운, 또 좌절된 신영철 감독의 도전 [SC포커스]

김영록 기자

기사입력 2024-03-26 09:25 | 최종수정 2024-03-26 10:31


봄배구 확률 81.25%. "이번엔 꼭 우승하고파" 다짐했는데…거듭된 불…
사진제공=KOVO

[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의 별명은 '봄을 부르는 남자'다.

2005년 LG화재(현 KB손해보험)에서 처음 지휘봉을 잡은 이래 V리그에서 4팀을 거치며 17시즌을 소화했다. 그중 코로나19로 인해 중단된 한 시즌을 제외하고, 13차례 봄배구에 진출했다. 포스트시즌 진출 확률이 무려 81.25%(13/16)에 달한다.

특히 2018~2019시즌 우리카드 사령탑으로 부임한 후로는 코로나 시즌을 제외하곤 모두 봄배구 진출에 성공했다.

도드람 2023~2024시즌에는 신치용 전 감독(276승)을 넘어선 V리그 정규시즌 역대 최다승 감독의 영광까지 안았다. 올시즌까지 무려 V리그 통산 296승이다.

구단 입장에선 플레이오프만 진출해도 한 시즌 성과는 절반의 성공이라 부를만 하다. 하지만 신영철 감독에겐 챔피언결정전 우승이 없다.

올해도 좌절을 맛봤다. 우리카드는 25일 열린 OK금융그룹과의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세트스코어 0대3으로 완패, 2연패 업셋을 당하며 시즌을 마감했다. 벼랑 끝에 몰린 만큼 외국인 선수 아르템 수쉬코과 오타케 잇세이의 비중을 낮추고 배수진으로 임했지만, 한 세트도 따내지 못하고 무너졌다.


봄배구 확률 81.25%. "이번엔 꼭 우승하고파" 다짐했는데…거듭된 불…
챔피언결정전에 오른 OK금융그룹 선수들이 환호하고 있다. 사진제공=KOVO
우리카드는 정규시즌 막판까지 대한항공과 선두를 다퉜다. 대한항공은 V리그에서 가장 탄탄한 선수자원, 오랫동안 다져진 베테랑들의 팀워크를 바탕으로 4연속 통합 우승에 도전하는 팀이다. 매년 대규모 트레이드를 통해 전력 변화를 주고, 새롭게 다져진 전력으로 봄배구에 성공해온 우리카드와는 대척점에 있다.

올시즌은 신영철 감독의 부임 이래 최대 위기였다. 오프시즌 간판스타 나경복이 KB손해보험으로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시즌 전까지 배구계에선 우리카드를 최하위 후보로 점찍었고, 신영철 감독 스스로도 "올해는 봄배구가 어려울 것 같다"고 자평했다.


봄배구 확률 81.25%. "이번엔 꼭 우승하고파" 다짐했는데…거듭된 불…
31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우리카드와 삼성화재의 경기. 우리카드 김지한이 득점 후 김상우 감독과 환호하고 있다. 장충체=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4.1.31/

하지만 '봄남'은 또 한번 기적을 만들어냈다. 박진우 한성정 송명근을 영입하며 팀 컬러를 일신하고 분위기를 다잡았다.

여기에 김지한의 성장세가 절정에 달했다. 유일한 새 외국인 선수 마테이 콕이 크게 성공했고, 신예 세터 한태준-미들블로커 이상현이라는 '히트상품'이 등장했다. 아시아쿼터 잇세이도 미들블로커와 아포짓을 오가며 전력의 구멍을 잘 메워줬다. 올해야말로 비원을 이루는듯 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또 한번 불운에 직면했다. 마테이가 부상으로 이탈했고, 새 외인 아르템은 기대 이하의 기량을 보여줬다. 결국 우리카드는 정규시즌 막판 현대캐피탈, 삼성화재에 잇따라 패하며 챔피언결정전 직행의 기회를 눈앞에서 놓치고 플레이오프로 내려앉았다.


봄배구 확률 81.25%. "이번엔 꼭 우승하고파" 다짐했는데…거듭된 불…
사진제공=KOVO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만난 신영철 감독은 "배구공은 둥글다. 우승을 하려면 실력에 운도 따라줘야 한다. 아직도 '알렉스의 복통만 아니었어도(2020~2021시즌 준우승, 챔피언결정전 역전패)'라는 생각을 가끔 한다. 올해는 반드시 우승하고 싶다"며 의욕을 불태웠다. 하지만 끝내 현실의 벽을 넘지 못했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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