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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붉은색 브릿지를 넣은 1m91의 거구. 아직까지 기량은 미지수다. 그래도 '전설의 딸'다운 존재감은 확실했다.
세트스코어만큼 압도적인 경기는 아니었다. 두 팀은 2세트 듀스 혈투 포함 매세트 일진일퇴의 접전을 펼쳤다. 하지만 갈 길 바쁜 흥국생명으로선 승점 손실 없이 승리를 따냈다는 점이 중요하다. 지난 4라운드 마지막 GS칼텍스전 패배의 충격도 떨쳐냈다.
특히 이날 경기는 흥국생명의 새 외인 윌로우 존슨의 V리그 데뷔전이었다. '메이저리그 303승 전설' 랜디 존슨의 딸로 유명한 그다. 아버지를 닮은 1m91의 장신, 왼손잡이 아포짓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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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흥국생명의 공격을 이끈 건 22득점을 따낸 레이나였지만, 윌로우 역시 17득점을 올리며 데뷔전을 승리로 이끌었다. 김연경 못지않게 열정적인 제스처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리곤 했다. 김연경도 중요할 때마다 해결사로 나서며 17득점, 두 선수를 뒷받침했다.
도로공사는 부키리치(25득점)가 분투했지만, 승리를 따내기엔 역부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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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전 마르첼로 아본단자 흥국생명 감독은 윌로우에 대해 "시간이 필요하다. 실전에서 지켜봐달라"며 조심스러워했다. "빠른 패스를 선호하는 선수인 만큼 우리 팀의 첫 터치가 중요하다"면서 "정규시즌을 1위로 끝내고 싶다"는 속내도 덧붙였다.
반면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은 "윌로우는 공을 타고 올라가서 때리는 선수는 아니다. 끌고 내려오면서 때리는 유형"이라며 "윌로우보단 김연경을 막는데 초점을 맞췄다. 부키리치는 김연경에게 붙였다"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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윌로우의 첫 득점은 7-7 상황에서 나왔다. 도로공사 김세빈의 서브 때 김연경이 정확한 리시브를 올렸고, 이원정의 토스를 받아 오픈 공격을 성공시켰다.
흥국생명은 20-20에서 레이나가 잇따라 3득점하며 분위기를 다잡았고, 박수연을 투입해 수비를 강화했다. 김연경과 윌로우가 점수를 추가하며 첫 세트를 따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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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다시 접전 양상이 이어졌다. 흥국생명은 21-19로 앞섰지만, 도로공사 부키리치를 막지 못해 23-24 역전을 허용했다. 여기서 도로공사는 원포인트 서버로 나선 이예은과 우수민이 잇따라 서브 범실을 기록한 점이 아쉬웠다. 흥국생명은 김연경의 연속 득점으로 27-26 역전에 성공했고, 부키리치의 네트터치 범실로 2세트를 끝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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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천=김영록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