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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천=스포츠조선 박상경 기자] "상대가 미스해주길 기다리는 거야?"
1세트를 15-25로 내줄 때만 해도 권 감독은 차분했다. 세트 초반 현대캐피탈에 리드를 내줄 때만 해도 "아직 초반이다. 표정 밝게 천천히 하라"고 선수들을 다독였다. 그러나 2세트 초반 쉽게 리드를 내주면서 분위기가 흔들리자 솔직담백한 화법으로 선수들의 집중력을 깨웠다. "태도가 틀렸잖아, 공격, 커버 준비 안하고 뭐 할건데. 상대가 미스해주길 기다리는 거야?"라고 말한 권 감독은 선수 한 명씩 이름을 부르고 재차 물은 뒤 "우리가 해야 할 걸 해야 이기든 말든 하지. 안 움직이고 공 떨어지기만 기다리면 이길 수 있겠냐"고 했다. 이를 지켜본 이종경 해설위원은 "(권 감독이) 시원시원하게 지적을 해줬다. 다 맞는 말"이라고 웃었다.
현역시절 현대캐피탈에서 데뷔한 권 감독은 KB손해보험을 거쳐 한국전력에서 2017~2018시즌을 마치고 은퇴했다. 이후 지도자로 변신한 그는 한국전력 세터 코치와 수석코치를 거쳐 장병철 감독의 뒤를 이어 올 시즌부터 팀을 맡았다. 지도자로 줄곧 한팀에 머물면서 쌓은 시간, 코치 시절 파악한 선수의 장단점은 담백한 소통법의 근간이라 할 만하다.
순천=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