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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영록 기자] 젊음만으론 부족한 걸까. 삼성화재가 바르텍의 40득점 인생경기에도 불구하고 연패 탈출에 실패했다.
삼성화재와 OK금융그룹은 장단점이 비슷하다. 두 팀 모두 강력한 서브가 강점인 반면 리시브 라인의 안정감은 떨어지는 편. 경기를 앞둔 고희진-석진욱 양팀 사령탑 역시 이날의 초점을 서브에 맞췄다.
삼성화재는 바르텍이 모처럼 쾌조의 컨디션을 뽐냈지만, 박지훈-구자혁 리베로로부터 시작된 리시브 불안이 팀 전체로 번지며 1-2세트를 잇따라 내줬다. 바르텍의 맹활약을 앞세워 두 세트를 따냈지만, 그 뒤를 받쳐줄 만한 공격 옵션이 마땅치 않았다. 팀 후위 공격 득점 7000점(V리그 통산 1호)의 대기록도 빛이 바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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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화재는 2세트 초반 김우진의 강서브로 5-2까지 앞섰다. 하지만 석진욱 감독이 작전타임으로 흐름을 끊어주자 다시 리시브가 흔들리며 6-8 역전을 허용했다. 연타 서브에 수비진의 호흡이 맞지 않아 서브 득점을 내주는가 하면, 상대가 넘겨준 찬스볼을 길게 받아 다이렉트킬을 내주는 실수까지 나왔다. 바르텍의 공격도 좀처럼 상대 코트에 꽂히지 않았다. 24-23까지 어렵게 추격했지만, 마지막 바르텍의 서브가 네트에 걸리며 2세트마저 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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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세트에는 삼성화재의 반격이 펼쳐졌다. 수비 조직력이 살아나면서 중앙 속공이 힘을 얻었고, 측면 공격도 살아났다. 초반 8-3으로 리드를 잡았고, 17-12, 20-16으로 분위기를 잃지 않은 끝에 어렵게 한 세트를 따냈다.
4세트는 일진일퇴 공방이었다. 한때 4점차까지 앞서던 삼성화재는 세트 막판 20-20 동점까지 따라잡혔다. 하지만 삼성화재는 혼자 13점을 올린 바르텍을 앞세워 승부를 파이널로 몰고 갔다.
5세트는 혈전 그 자체였다. OIK금융그룹은 푹 쉬고 돌아온 펠리페가 뜨거운 공격력을 뽐냈고, 삼성화재는 바르텍의 맹활약에 정성규와 김동영이 날카로운 서브를 더했다. 하지만 마지막 순간 펠리페의 스파이크가 꽂히며 OK금융그룹이 승리를 따냈다.
돌아보면 연패 초기 대한항공-한국전력-KB손해보험에게 당한 3연속 풀세트 패배가 아팠다. 지난 대한항공 전은 안드레스 비예나가 빠졌음에도 셧아웃으로 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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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무너지는 팀 전력을 다잡는게 쉽지 않다. 이날 패배로 삼성화재는 지난 2019~2020시즌에 이어 2시즌 연속 팀 역사상 최다인 7연패를 기록했다. V리그 남자부 정규시즌은 36경기다. 통산 8회 우승에 빛나는 '명가' 삼성화재에겐 굴욕적인 기록이다.
아직 3라운드다. 삼성화재는 젊은 팀이다. 기세를 타면 반전을 노릴 수 있다. 올시즌 한국전력 빅스톰은 개막 7연패 직후 대규모 트레이드로 분위기를 바꾼 뒤 5연승을 질주, 봄배구를 꿈꾸는 위치로 올라섰다.
김영록 기자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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