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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스포츠조선 나유리 기자]"조심해야 하는 게 맞는데, 그래도 경기 분위기가 전혀 안나요."
무관중 경기 이틀째인 26일 여자부 현대건설-흥국생명전이 열린 수원종합운동장 내 실내체육관. 현대건설이 1위로 승승장구하면서 매번 홈 경기가 열리는 날이면 종합운동장 주변이 떠들썩했지만 이날은 썰렁 그 자체였다. 보통 현대건설 홈 경기날에는 실외 주차장에 주차 공간도 부족하고, 입장을 하려는 팬들과 야외 이벤트에 참가하는 팬, 물건을 구매하고 음식을 사려는 팬들로 북새통이었다. 하지만 무관중이 결정된 이후 이 풍경이 모두 사라졌다. 주차장 자리도 여유가 넘치고, 관중들의 발길 자체가 뚝 끊겼다.
경기 중 풍경도 조금 어색했다. 1위와 3위팀의 박빙 대결이었음에도 마치 연습 경기 같았다. 선수들에게 최대한 비슷한 경기 분위기를 만들어주기 위해 장내 아나운서가 평소처럼 마이크로 경기를 진행하고, 상황에 따른 음악도 크게 틀었지만 관중들의 함성 소리와 박수 소리, 전체 분위기까지 재현하기는 힘들었다. 경기가 잠시 멈추는 상황이 되면 경기장 속에는 정적까지 감돌았다. 양팀 선수들도 이런 분위기를 의식한듯 평소보다 더욱 큰 목소리로 서로 파이팅을 불어 넣었다. 그러나 아무리 노력한다고 해도 100% 평소와 같을 수는 없었다. 감독, 코치진이나 선수단, 구단 관계자들, 언론 관계자들 모두 관중 없이 치르는 경기라 긴장감이 덜할 수밖에 없다는 데 공감했다.
물론 모든 구단들이 같은 상황, 같은 입장이다. 가장 아쉬운 것은 V리그 열기가 고조되고 있는 시점에서 코로나19가 확산됐다는 사실이다. 지난 23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GS칼텍스-현대건설전은 거의 만원 관중에 육박하는 3709명의 관중이 입장할 정도로 관심이 뜨거웠다. 마스크를 착용하고서도 배구를 보러 오겠다는 팬들의 의지가 커보였다. V리그의 인기가 하루가 다르게 늘어나는 시점에서 최대 악재를 만났다. V리그 뿐만 아니라 한국 프로스포츠 산업 전체가 직격탄을 맞았다.
수원=나유리 기자 youll@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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