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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
대한항공에서만 11년째 활동 중인 센터 진상헌이 생애 첫 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눈앞에 뒀다.
이로써 대한항공은 5선3선승제인 챔프전에서 1패 뒤 2연승으로 전세를 기울이며 지난 1986년 창단 이후 첫 챔프전 우승에 1승만 남겨두게 됐다. 챔프전 4차전은 오는 30일 계양체육관에서 벌어진다.
경기가 끝난 뒤 진상헌은 겸손했다. 그는 "센터라는 자리가 에이스 자리가 아니다. 그렇기 때문에 나보다 팀이 빛나는 게 우선이다. 리베로 정성민과 레프트 정지석의 서브 리시브가 워낙 좋아서 다 차려진 밥상에 숟가락만 얹었다."
진상헌은 올 시즌 많은 일을 겪었다. 그는 "지난 시즌을 마치고 결혼을 했다. 또 FA 계약을 하는 등 다양한 일이 있었다"며 "곧바로 대표팀에 소집돼 경기를 뛰니 무릎이 좋지 않았다. 몸 상태가 겨우 올라가는 시점에는 팔을 다쳤다. 지금도 통증은 남아있지만 나만 아픈 게 아니다"고 밝혔다.
현대캐피탈에는 '국보급 센터' 신영석이 버티고 있었다. 그러나 이날 진상헌은 신영석보다 좋은 활약을 펼쳤다. 공격성공률이 무려 87.50%에 달했다. 1세트에는 100% 공격성공률을 보였다. 진상헌은 "팀과 팀의 대결이다. (신)영석이가 100득점을 해도 경기를 지면 의미가 없는 것이다. (한)선수 형이 상대 플레이보다 우리 팀 플레이에 집중하자는 이야기를 했다"고 말했다.
진상헌은 지난 시즌 아픔을 잊지 않고 있었다. 때문에 더 절실하게 올 시즌 챔프전에 임하고 있다. 그는 "지난 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을 했고 1차전을 이기면서 쉽게 갔다. 교만하지 않으려 했다. 그러나 그런 마음이 없지 않아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다르다. 오늘은 오늘로 끝이고 다음 경기에서 다시 새로운 마음으로 임할 것이다"고 전했다. 인천=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