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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구 여제' 김연경(30·상하이)이 또 하나의 기록 작성을 눈앞에 뒀다. 4개국 리그 챔피언결정전 우승이다.
어머니는 김연경에게 든든한 지원군이다. 스물 한 살 때인 2009년 일본 JT 마블러스 시절부터 타향살이를 시작했던 김연경은 지난 9년간 부모님과 떨어져 지낼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올 시즌 터키를 떠나 중국으로 활동 무대를 옮기면서 부모님의 얼굴을 자주 볼 수 있어 외로움을 달래고 있다. 중국 상하이로 이적한 이유 중 한 가지이기도 했다. 김연경 모친은 톈진과의 챔프전 원정 2차전도 현장에서 지켜보며 딸을 응원하기도 했다.
김연경은 이미 중국 무대도 평정했다. 처음 '경계'의 시선으로 바라보던 중국 언론도 이젠 '경외'로 바뀌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트 시나 스포츠는 지난 27일 챔프전 5차전에서 양팀 최다인 22득점을 폭발시키며 팀 승리를 이끈 김연경을 '배구의 신'으로 지칭하며 극찬했다. 이 매체는 '상하이가 챔프전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할 수 있는 것은 분명 김연경의 존재감 때문이다. 비록 중국 여자배구리그가 한국인 한 명에게 정복당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겠지만 지금 주팅(터키 바키프방크)은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며 '중국 선수들은 김연경과 같은 월드클래스 슈퍼스타를 배워야 한다. 김연경은 슈퍼스타이기에 4개국을 정복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보도했다.
하지만 김연경은 급이 다른 기량으로 중국 팬의 마음마저 사로잡았다. 특히 지난 시즌 하위권이었던 상하이를 17년 만에 정규시즌 우승으로 이끌며 편견을 가진 팬들이 곧바로 돌아섰다.
시나 스포츠는 김연경과 중국여자배구의 에이스 주팅을 비교하며 '배구 여제'에게 엄지를 세웠다. 시나 스포츠는 '김연경은 높은 공격 성공률 뿐만 아니라 승부처에서의 결정력이 뛰어나다. 공격의 강약 조절 능력에다 리더십까지 갖추고 있다. 주팅이 갖지 못한 능력들'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기술적인 능력만으로 따지면 중국은 김연경에게 존경을 표할 수 있다. 한국인 한 명에게 중국리그가 정복당한 것이 부끄러울 수도 있지만 실력차를 발견하는 것이 김연경이 중국리그에서 뛰는 긍정적인 의미가 될 것이다. 김연경은 1승만 더 하면 한국, 일본, 터키, 중국 4개국을 정복하는 슈퍼스타가 된다. 그런 기록을 세운 중국 여자 선수는 아직 없다'고 칭찬했다.
김연경은 대륙도 반하게 한 선수가 됐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