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침묵 길어지는 손흥민, 그래도 쉴 틈이 없다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6-11-03 21:04


ⓒAFPBBNews = News1

'손샤인' 손흥민(토트넘)의 침묵이 길어지고 있다.

손흥민은 3일(한국시각) 영국 런던 웸블리 스타디움에서 열린 레버쿠젠과의 2016~2017시즌 유럽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E조 4차전에 선발 출전했다. 원톱으로 나섰지만 단 한개의 슈팅도 날리지 못했다. 전반 중반에는 왼쪽 날개로 옮겼지만 이마저도 아쉬웠다. 손흥민은 결국 후반 28분 교체됐다. 손흥민의 침묵 속에 토트넘은 0대1로 패했다. 승점 4점에서 멈춘 토트넘은 3위에 머물며 1, 2위에게 주어지는 16강 진출에 적신호가 켜졌다.

손흥민의 부진은 기록에서 잘 나타난다. 손흥민은 이날 영국 통계전문사이트 후스코어닷컴으로부터 평점 5.96점을 받았다. 양 팀 선발 출전 선수 중 가장 낮은 평가다. 이전에도 그랬다. 지난달 22일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본머스전에서 팀내 최하인 5.8점을 받았다. 29일 레스터시티전에서도 풀타임 활약했지만 평점 6.53점으로 팀 내 필드필레이어 중 최하평점을 기록했다. 이전까지 유럽 전체 리그 선수 중 최고 평점을 받았던 모습은 온데간데 없다.

토트넘은 손흥민의 득점행진이 멈추자 추락하고 있다. 최근 6경기서 4무2패다. 원인은 공격이다. 6경기에서 단 3골에 그쳤다. 손흥민의 침묵이 원인이다. 손흥민은 '주포' 해리 케인이 부상으로 쓰러진 후 홀로 토트넘의 공격을 이끌었다. 4골을 넣으며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했다. 하지만 케인의 부재를 책임지던 손흥민마저 침묵하며 토트넘의 득점력이 현저히 떨어졌다.

그렇다면 침묵의 원인은 무엇일까. 일단 체력저하가 꼽힌다. 손흥민은 9월10일 스토크시티전을 시작으로 숨막히는 스케줄을 소화했다. 그 중에는 A대표팀 일정도 있었다. 잉글랜드, 러시아, 한국, 이란을 오갔다. 손흥민의 활약상은 이란과의 2018년 러시아월드컵 아시아지역 최종예선 4차전을 기점으로 극명하게 갈린다. 이란전 이전까지 치른 6경기에서 5골-2어시스트를 기록했다. 7점대 이상 높은 평점도 5차례나 받았다. 하지만 이란전 이후 5경기에선 공격 포인트를 단 한 개도 기록하지 못했다. 7점대 이상 높은 평점도 받지 못했다. 손흥민은 프리시즌에서 2016년 리우올림픽까지 소화했다. 계속된 출전으로 피로가 누적된 것만은 분명하다.

포지션도 발목을 잡고 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전에서 원톱으로 나섰다. 이전 경기들에서는 오른쪽 날개로 출전했다. 본인이 선호하는 왼쪽 날개가 아니다. 손흥민이 맹활약을 펼친 경기에서는 어김없이 왼쪽 공격수로 출전했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감독은 공격 전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는 손흥민을 요소요소마다 활용하고 있다. 일관된 상황 속에서 100%를 쏟아낼 수 있는 여건이 아니다. 손흥민은 레버쿠젠전을 마친 후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감독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계속 포지션이 바뀌고 있다. 적응하는데 있어서 조금 그런 것은 있다. 내가 좋아하는 자리가 있기는 하다"고 털어놨다.

일단 쉬면서 상황을 보면 좋겠지만 향후 일정이 녹록치 않다. 6일 아스널과의 북런던더비가 예정돼 있다. 이 경기 후에는 곧바로 비행기를 타고 대표팀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 8일 대표팀 소집 훈련에 참가한 뒤, 11일 천안에서 열리는 캐나다와 친선경기에 나간다. 15일에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우즈베키스탄과의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5차전을 치른다. 아스널전과 우즈벡전은 모두 토트넘과 대표팀 입장에서 반드시 승리해야 하는 경기다. 손흥민이 필요하다. 만만치 않은 일정, 결국 손흥민 스스로 넘는 수 밖에 없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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