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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들을 무슨 면목으로 봅니까."
광주FC는 지난해 승격팀 최초 K리그 클래식 잔류를 달성했다. 올해도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리그 3경기만 남겨둔 시점에 승점 44점으로 그룹B 최상위인 7위를 지키고 있다. 두 시즌 연속 잔류를 목전에 두고 있다.
하지만 고름이 터졌다. 10월 선수단 급여가 체불됐다. 광주FC는 선수단 급여 지급일 전 지속적으로 광주시에 보고했다. 하지만 광주시는 손을 놓고 있었다. 강 건너 불 구경이었다. 정 대표가 다시 한 번 사의를 표하며 배수의 진을 쳤지만 광주시는 사표를 수리하지 않았을 뿐 적극적인 협조 의사 없이 수수방관하고 있다.
기 단장은 슈틸리케호의 캡틴 기성용의 부친이다. 1983년 금호고 축구부 감독으로 수 많은 선수들을 육성했다. 천재 미드필더 고종수와 윤정환이 기 단장의 제자다. 그러니 선수들에 대한 애정이 같할 수 밖에 없다. 기 단장은 "창단 이후 광주FC 선수들은 프로라고 하기엔 부끄러울 정도로 열악한 여건에서 경기를 했다. 과거 여관방 같은 숙소에서 생활을 했고 지금은 홈 구장이 광주월드컵경기장이지만 목포에서 훈련하고 생활을 해 경기 때마다 이동을 해야 한다"며 "우리가 많은 것을 바라는 게 아니다. 선수들도 각오가 돼있다. 단지 기본적인 것을 지켜달라는 것 뿐인데…"라며 말을 잇지 못했다.
광주FC는 올시즌 71억원(시예산 60억·광고후원금 11억)으로 살림을 꾸렸다. 시 지원금 60억원 중 20억은 추경예산에 포함돼있어 12월에야 집행이 가능하다. 결국 11월 급여도 지불하지 못할 공산이 크다. 정 대표와 기 단장이 백방으로 뛰고 있지만 지역 기업들도 난색을 표하고 있어 광주시의 협조가 절실한 상황이다. 기 단장은 "12월 추경예산이 투입되면 문제는 해결된다. 하지만 매해 중요한 시기에 이런 문제가 발생해 선수단 분위기에 큰 영향을 미친다"며 "광주FC를 바라보시는 분들도 안타까움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정 대표와 기 단장은 무보수로 일하고 있다. 기 단장은 "어려운 구단 상황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그래서 급여를 받지 않고 일을 했다"며 "하지만 가장 가슴 아프고 상처 받는 이는 결국 우리 선수들"이라고 말했다. 기 단장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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