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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강자는 하나, IBK기업은행이었다. 기업은행이 올 시즌 V리그 여자부 '공공의 적'으로 꼽혔다.
11일 서울 청담동의 리베라호텔에서 열린 2016~2017시즌 V리그 여자부 미디어데이.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을 제외하고 다섯 명의 사령탑들은 의도하지 않게 의기투합했다. "기업은행을 반드시 꺾어야 우승할 수 있다"며 한 목소리를 냈다.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이 '타도 기업은행'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 양 감독은 "우승을 위해 이 팀만은 꺾어야 한다면 기업은행"이라고 밝혔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이 지원사격에 나섰다. 박 감독은 "챔피언결정전에서 기업은행을 만날 것 같다"며 웃었다. 김종민 도로공사 감독도 현실을 냉정하게 분석했다. "전력으로만 따지면 기업은행이다." 서남원 KGC인삼공사 감독 역시 "인삼공사가 우승하기 위해선 기업은행을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도 그럴 것이 기업은행은 지난 2011년 창단 이후 구름 위만 걸었다. 2012~2013시즌부터 네 시즌 연속 챔프전에 올랐다. 2012~2013시즌에는 통합(정규리그·챔프전) 우승을 이뤘고, 2013~2014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준우승을 차지했다. 2014~2015시즌에는 플레이오프와 챔프전 5연승을 달려 통산 두 번째 우승컵을 들어 올렸다. 2015~2016시즌에는 정규리그 우승과 챔프전 준우승을 거뒀다.
또 다시 '공공의 적'이 된 이정철 기업은행 감독의 표정은 오히려 차분했다. 이미 답변을 예상한 듯했다. 최대 우승 라이벌로 현대건설을 지목한 이 감독은 "지난 시즌 정규리그에서 우승한 뒤 챔프전에서 어려움을 겪었다"면서 "현대건설은 높이가 있는 팀이다. 특히 양효진의 공격을 반드시 차단하겠다"고 선전포고했다.
그러면서 이 감독은 "욕을 많이 먹으면 오래 산다고 하는데 다른 감독들께서 지목을 많이 해주신 만큼 더 강해지겠다"며 우승에 대한 열망을 숨기지 않았다.
기업은행은 '원-투 펀치' 김희진과 박정아가 건재하다. 여기에 아제르바이잔리그에서 뛴 메디슨 리쉘(미국)과 라이트 김미연도 기대해볼 만하다. 특히 이 감독은 올 시즌 투 리베로 시스템을 가동할 전망이다. 서브리시브 때는 남지연, 수비리시브 때는 노 란을 투입시켜 수비 안정을 꾀할 전략이다. 기업은행의 전력은 여전히 막강하다. 이 감독은 "공격 옵션의 변화를 주려면 리쉘과 김미연이 절대적인 활약을 해줘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공격만 중요한 것이 아니다. 노 란이 리베로서 또 다른 수비력을 보여줬으면 한다. 출전 시간도 상당히 늘어났다. 기대를 하고 싶다"고 전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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