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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문 배구협회장 "비판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임정택 기자

기사입력 2016-08-29 11:50


사진제공=대한민국배구협회

"신임 회장으로서 변명 보다는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서병문 제38대 대한배구협회장은 22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그 동안 대표팀에 걸맞지 않은 지원으로 팬들의 역노를 불러온 협회의 과오와 실수를 사과하기 위해 자리를 마련했다. 재정이 취약하나 신임 회장으로서 변명 보단 비판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고 했다.

배구협회는 2016년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을 기점으로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선수단 지원이 열악했다. 동시에 과거 부실했던 협회 지원 사례들도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협회는 리우올림픽 관련 해명을 했지만 여론을 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더욱이 최근 아시아배구연맹(AVC)컵 감독 선임 문제까지 불거졌다. 당초 박기주 수원전상여고 감독을 사령탑에 선임했다. 하지만 고등학교 팀 감독이 대표팀을 맡을 수 있는지에 대한 자격론이 대두됐다. 공모절차도 협회는 17일부터 공모를 시작했다고 했지만 실제 홈페이지 공지가 올라온 것은 18일로 문제가 있었다. 공고 마감일도 21일이었는데 20일, 21일은 주말이었다. 이미 내정된 인사가 아니냐는 말까지 나왔다. 서 회장은 "박기주 감독은 김연경을 포함해 많은 선수들 키운 감독이다. 하지만 4일만에 선임한 것은 다소 문제가 있을 순 있다. 그 사람의 능력과 실력을 본 것이다. 너무 큰 비난이 있어 협회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고 했다. 박 감독은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서 회장은 9일 당선됐다. 하지만 아직 집행부 구성을 마치지 못했다. 서 회장은 "한 번 구성하면 4년 가야 한다.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될지 고심하고 있다. 인사는 100% 만족할 수 없다"며 "어쨌든 개혁해서 싹 바꾼다 하는데 모든 것이 뒷받침 돼야 한다. 예전엔 감투만 쓰고 세월만 보내는 인사가 99%였다. 조직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찾는다. 경험과 그 사람의 능력을 기준으로 볼 것"이라고 했다. 이어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적절한 행태와 부실한 지원에 대한 여러 지적에 협회는 재정난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서 회장은 배구인이 먼저 나서야 함을 강조했다. 서 회장은 "자꾸 재정이 열악하다고 하니까 재정이 어렵다고 생각하신다. 한 말씀 드리자면 회장단에서 돈을 내고 정부 지원 받는다. 아직 배구인들의 참여폭이 적다. 제도적으로 배구인들의 참여를 높여 성의를 보인 뒤 정부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면서 이야기 하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서 회장 일문일답.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배구회관 매입 등 알려진 부분이 있다. 그런데 구체적으로 협회 재정이 어떤 상황인가.

사실 배구가 한국에 들어온지 100년 됐다. 그 동안 협회가 운영된 상황은 구체적으로 모른다. 하지만 최근, 과거의 일들을 보면 말로 표현하기 힘들 정도로 부끄럽다. 물론 대한체육회 산하 단체들이 회장을 중심으로 협회를 끌어가고 있다. 그 동안 돈 많은 회장들이 협회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내부엔 여러가지 어려운 일들이 있었다. 배구를 엘리트와 생활체육을 통합해야 한다 대한체육회 지침이다. 내가 할 수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결심했다. 새로운 협회를 만들고자 나왔다. 회장이 돼보니 100년 간 회장 얼굴만 보고 협회가 왔다. 이제는 새롭게 판을 짜야 한다. 처음 생각과 180도 바뀌었다. 새 판을 짜서 기본적인 재정 확보 마련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전체적으로 배구인들이 참여하는 것들을 마련하고자 한다.


이런 이야기가 나온 것 자체가 부끄럽다. 팬들도 분노를 느끼고 있다. 과거 김치찌개 회식도 그렇다. 먹는 걸로 이런다는 게 부끄럽다. 운동선수는 영양이 중요하다. 특히 우승한 게임에서 그랬다는 건 내가 생각해도 용서할 수 없다. 심지어 붕대, 약도 제대로 보충이 안 됐다고 들었다. 기본적으로 해야 하는 것들이다. 기본도 안 됐다. 재정도 부족하지만 우리가 재정을 안 하더라도 협회 차원에서 선수 지원을 할 수 있었다. 하지만 안 됐다. 김연경 선수가 리우에서 침대가 작아 고생했다. 하지만 교체를 해주는 데 이틀이 걸렸다. 이런 부분도 협회서 조금만 신경을 쓰면 해결할 수 있었다. 그러나 협회로서는 올림픽 조직위와 관련해 할 수 있는 일이 제한적이었다.

협회 재정상황 보고는 받고 있다. 어떻게 어렵다 이렇게 단정지어 이야기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올림픽 당시 협회 비난 많았다. 억울함은 없나.

우리가 감수할 부분이다. 9일 당선되고 12일 브라질 가려했다. 문제가 있었다. 리우 갔을 때 선수들과 직접 만나는 게 안된다고 했다. 선수들과 대화, 격려가 안 됐다. 올림픽 조직위, 대한체육회가 하기 때문에 안 됐다. 하지만 억울하다고 느끼진 않는다. 다 우리가 안고가야 할 업보다.

-AVC컵 감독 선임 문제에 대해 보고받은 사항 있나.

있다. 도리어 이상하게 생각한다. 고등학교 감독이 대표팀 감독 못 맡으란 법이 없다. 박기주 감독은 김연경을 포함해 많은 선수들 키운 감독이다. 하지만 4일만에 선임한 것은 다소 문제가 있을 순 있다. 그 사람의 능력과 실력을 본 것이다. 너무 큰 비난이 있어 협회장으로서 가슴이 아프다. 본인이 사퇴를 한 상황이다. 앞으로는 그런 부분도 다양한 지도자들에게 기회를 줄 수 있도록 하겠다.

-이제 여자대표팀 감독을 뽑아야 할텐데.

공모를 하는 중이다. 하겠다는 사람이 여성 지도자 1명 있다. 감독 5년 이상 해야 자격이 주어진다. 하지만 이 분은 3년이다. 대표팀 경력이 화려하긴 하다. 그래서 여러가지 고심하고 있다. 어쨌든 공고했으니 지원자 있으면 심사 거쳐서 선임하려 한다.

-새 집행부는 언제 구성되나. 그리고 변화 폭은.

구성이 늦고 있다. 한 번 구성하면 4년 가야 한다. 어려움이 있다. 어떻게 해야 개혁이 될지 고심하고 있다. 인사는 100% 만족할 수 없다. 신이 아닌 이상 그리 할 수 없다. 어쨌든 개혁해서 싹 바꾼다 하는데 모든 것이 뒷받침 돼야 한다. 빠른 시일 내에 집행부 구성을 하려 한다. 예전엔 감투만 쓰고 세월만 보내는 인사가 99%였다. 이건 아니다. 일을 할 수 있는 분들을 모셔야 한다. 능력이 없으면 바로 교체해야 한다. 이런 방안 마련 중이다. 2년 동안 실적 없으면 그만 두는 규정도 만들고 있다. 기업을 35년 했다. 기업에 이익되는 사람만 쓴다. 협회도 마찬가지다. 조직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을 찾는다. 경험과 그 사람의 능력을 기준으로 볼 것이다. 거의 마무리 되고 있다.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변해야 한다고 보는가.

더 파악을 해야 한다. 자꾸 재정이 열악하다고 하니까 재정이 어렵다고 생각하신다. 한 말씀 드리자면 회장단에서 돈을 내고 정부 지원 받는다. 아직 배구인들의 참여폭이 적다. 제도적으로 배구인들의 참여를 높여 성의를 보인 뒤 정부 지원을 요청해야 하는데 그것도 안 되면서 이야기 하면 안 된다. 재정은 말도 안되게 어려운 것은 사실이다.

-대표팀 전임감독제 도입 생각은 없는가.

전임감독 문제는 최우선으로 계획하고 있다. 전임자가 되면 감독 문제 논란이 사라질 것이다. 전임자가 있어야 마음 놓고 할 수 있다. 갑자기 감독 바뀌는 것은 무리다. 박기주 감독 문제도 시간이 없어 생긴 일이다. 반드시 전임제를 하도록 할 것이다.

-연맹과의 관계 정립은.

시간이 필요한 것 같다. 연맹도 결국 아마추어 선수들이 성장해서 가는 곳이다. 유소년부터 키워 프로로 가는 것이다. 연맹과 협회는 땔 수 없는 관계다. 정식 취임하면 연맹 관계자들과 머리를 맞대고 풀어갈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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