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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팀만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김연경에게 특별한 올림픽이었다. 주장 완장을 단 김연경은 어린 선수들과 함께 예선부터 8강까지 팀을 이끌었다. 김연경은 "부담감 없었다면 거짓말이다. 이번에 여자 배구 관심 많이 받아서 더 열심히 하자고 했다. 실력에서 안됐다"고 했다. 코트에는 눈물을 흘리는 선수들이 많았다. 김연경은 "마지막이 될 수도 있는 언니들도 있고, 다음 노릴 수 있는 선수들도 있었다. 열심히 하자고 했다. 코트에서 다 쏟자고 했는데 서로 생각이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눈물도 흘린 것 같다"고 했다. 김연경은 우는 선수들을 달래줄 뿐 눈물을 흘리지 않았다. 그는 "원래 시합 지고 많이 울지 않는다. 라커 들어가서 울수도 있고, 지금은 눈물이 안난다"고 덤덤히 말했다.
돌아보면 긴 여정이었다. 그는 아쉽지만 홀가분 하다고 했다. 김연경은 "솔직히 주장 역할이 안힘들지는 않았다. 올림픽 예선부터 긴 여정이 마무리 됐다. 한편으로는 홀가분하기도 하다. 후회스럽기도 하다. 잘했는지 자꾸 돌아보게 된다. 사실 어제 잠 잘 못잤다. 어떻게 풀어갈지 고민이 많았다. 많은 생각이 난다. 말로 표현 못하겠다"고 했다. 이번 대회를 종합해 달라고 했다. 김연경은 "예선전부터 좋은 경기로 올림픽 왔고, 올림픽에서 일본전 이기면서 분위기가 좋았다. 하지만 뒷심 부족과 리시브, 서브 같이 부족한 부분 많았다. 레프트에서 어린 선수들도 잘 버텨줬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김연경은 또 다른 김연경의 등장이 필요하다고 했다. 그러기 위해서 해외진출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연경은 "결국은 개개인이 생각하고 노력해야 한다. 부족했던 점을 자기 자신이 잘알고 있을 것이다. 국내 시합에 만족말고 생각하는 부분을 성장해 나가려고 노력해야 한다"며 "결국은 해외에서 뛰면서 경험을 토대로 큰 대회서 잘할 수 있었다. V리그에서 통하지만 국제무대에서 안통하는 부분이 있다. 많은 선수들이 해외서 좋은 경험 얻었으면 좋겠다. 연맹, 협회에서 기반을 잘 마련해서 선수들이 많은 경험 얻었으면 한다"고 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많이 힘들었다. 하고 싶은 것도 많았는데 못한 것도 있었다. 클럽 생각 안하고 대표팀만 생각하고 달려왔는데 마무리가 좋지 않아 아쉽다. 선수들과 코칭스태프의 고생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아쉽다. 다음을 기약하겠다"고 했다. 김연경의 3번째 올림픽 가능하냐고 물었다. 그는 "아직 잘 모르겠다"고 말을 맺었다. 원했던 메달은 없지만 아무도 '연경신'의 올림픽을 실패라 하지 않는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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