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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몬~스터' 로버트랜디 시몬 아티(29)는 올 시즌을 끝으로 V리그를 떠난다.
다만 몸 상태가 문제였다. 2014~2015시즌 OK저축은행으로 영입되기 전 이탈리아 팔라볼로 피아첸차에서 뛸 때부터 무릎 부상을 안고 있었다. 김 감독은 이 사실을 알고도 시몬을 영입했다. 활약은 기대 이상이었다. 2014~2015시즌 정규리그 34경기에서 총 득점 2위(1043점), 공격 성공률 3위(55.38%)를 기록했다. 세계 최고 미들블로커란 평가는 거짓이 아니었다. 속공 부문 1위(71.90%)를 차지했다. 블로킹 부문에서도 2위(세트당 0.742개)에 랭크됐다. 서브 부문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1위(세트당 0.568개)를 차지했다. 개인 기량은 나무랄데 없었다.
시몬의 괴력은 포스트시즌에서 증명됐다. 정규리그에서 버텨온 아픈 무릎이 한계에 다다랐지만 팀을 위해 참았다. 팀 의무진은 진통주사를 권했지만 거절했다. 통증을 잊고 경기를 뛰다보면 자신도 모르게 부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시몬은 부상을 기술과 풍부한 경험으로 극복했다. 결국 팀을 챔피언결정전까지 올려놓은 시몬은 '1강'으로 평가받았던 삼성화재를 꺾고 창단 첫 우승을 안겼다.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등 국내 선수들도 돋보였지만, 시몬의 활약을 빼고 우승을 논할 수는 없었다.
시몬은 두 시즌밖에 뛰지 않았지만 152개의 서브를 성공시켰다. 또 공격 득점도 1500점을 돌파했다.
시몬이 다른 외인들보다 더 높은 평가를 받는 부분은 다른 곳에 있다. 바로 인성이다. 시몬은 분위기에 따라 경기력 편차가 컸던 젊은 선수들의 정신력을 다잡아줬다. 특히 시몬을 통해 교육 효과가 나타났다. 선수들은 세계 최고 선수의 몸 관리법과 배구를 대하는 자세, 승부욕 등 많은 부분을 보고 배웠다. 코트 안팎에서 솔선수범하던 시몬은 송명근 송희채 이민규 등 젊은 선수들에게 교과서나 다름없었다.
또 코치 경력없이 곧바로 프로 팀 지휘봉을 잡은 김 감독에게도 깍듯하게 대했다. 경기가 끝나면 김 감독에게 허리를 굽혀 90도로 인사하는 예의범절도 갖췄다. 이런 인성을 일찌감치 파악했던 김 감독은 지난 시즌 시몬을 주장으로 임명하려는 마음을 가지기도 했었다.
시몬이 남긴 유산은 곧 V리그의 역사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