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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했던 그림으로 가고 있습니다." 김세진 OK저축은행 감독이 미소를 지었다. 바뀐 팀 분위기가 만들어 낸 자신감이었다.
OK저축은행은 롤러코스터 같은 시즌을 보냈다. 시즌 내내 선두를 유지하다 막판 추락했다. 부상이 컸다. 김규민 송희채 등 주전들이 하나둘씩 쓰러졌다. 특히 세터 이민규의 어깨 부상은 결정타였다. 이민규 대신 곽명우가 분전했지만 전력 약화를 막지 못했다. 이민규는 포스트시즌에도 출전할 수 없다. '전력의 반'이라는 세터의 부상으로 OK저축은행은 이번 포스트시즌에서 '약체'로 평가받고 있다.
김 감독은 이 같은 평가에 대해 개의치 않았다. 그는 "민규 다치고 휘청거린 게 사실이다. 당연히 그런 평가를 내릴 수 있다"고 했다. 대신 이를 갈고 있다. 김 감독은 포스트시즌에 모든 것을 걸었다. 마지막 6라운드에서 무서운 기세를 탄 현대캐피탈과 무리한 경쟁을 하는 대신 '내려놓기'로 했다. 선수단 전체의 컨디션 회복에 주력했다. 미팅을 통해 분위기도 끌어올렸다.
김 감독은 "이번 포스트시즌은 어느 때보다 힘든 경기가 될 것 같다. 상대팀들의 전력이 장난이 아니다. 생각했던 이상이다. 그래도 OK저축은행만의 배구로 자존심을 세우고 싶다"며 각오를 다졌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