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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웅 현대캐피탈 감독(39)은 지난 17일 KB손해보험전을 앞두고 세터 이승원(22)을 꼭 안아줬다. 훈련이 끝난 뒤 선수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최 감독은 "승원아 힘든거 알아. 내가 따뜻하게 안아주고 싶었어"라고 했다.
시행착오는 피할 수 없었다. 10일 우리카드전과 14일 대한항공전을 연달아 풀세트 접전 끝에 패했다. 하지만 17일 KB손보전부터 반전을 일으켰다. 그리고 22일 단독 선두를 질주하던 OK저축은행을 세트스코어 3대0으로 셧아웃시켰다. 이승원의 토스워크는 경기를 치르면 치를수록 정교해졌다. 이승원은 "재욱이 형이 다치기 전까지 팀 분위기와 성적이 좋았다. 내가 들어와서 해가 되면 안된다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어 "(OK저축은행전은) 초반 분위기가 너무 좋았다. 1라운드에서 패하고 나서도 선수들이 너무 아쉬워했다. 우리가 못이길 경기가 아니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집중력에서 앞섰다"고 말했다.
이승원은 코트 위에서 보는 이들을 조마조마하게 만든다. 매 경기 종아리 근육 경련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승원은 웃었다. "체력에 문제는 없다. 쥐가 나는 것은 지난 시즌에도 그랬다. 이젠 내성이 생겼다. 몸에 힘을 빼고 근육 경련을 극복한다."
이승원은 현대캐피탈의 시즌 초반 불어닥친 위기를 기회로 전환시켰다. 최 감독의 얼굴에 웃음꽃이 핀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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