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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는' 회장이 필요"[대한체육회장 후보 릴레이인터뷰]

윤진만 기자

기사입력 2025-01-01 08:20


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제42대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입후보한 유승민 후보(42·전 IOC위원, 전 대한탁구협회장)의 인생은 끝없는 도전의 역사였다. '탁구 신동'으로 불리던 14세의 나이에 최연소 탁구 국가대표로 발탁되고, 고등학생 신분인 18세의 나이에 최연소로 2000년 시드니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2004년 아테네올림픽 남자 단식 결승에선 중국의 왕하오를 꺾고 16년 만에 한국 탁구에 금메달을 안겼다.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에 이어, 2012년 런던올림픽에선 마지막 불꽃을 태우며 단체전 은메달을 목에 걸었다. 코치의 길을 걷던 2016년 리우올림픽 현장에서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에 당선되고, 2019년부터 대한탁구협회장을 맡아 5년간 협회를 이끌었다. 불혹을 갓 넘긴 유 후보는 대한체육회장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유승민에게 도전이란?' 마주앉은 유 후보에게 처음으로 건넨 질문이었다. 고민없이 "숙명"이라는 답이 돌아왔다. 유 후보는 "선수 은퇴를 하고 삼성생명 여자탁구단에서 지도자로 최효주를 키우다 우연히 인터뷰 중 생각이 바뀌어 IOC선수위원에 도전하게 됐다. 대한탁구협회에서 부회장을 맡고 있다가 조양호 회장님이 갑자기 돌아가시면서 협회장을 맡게 됐다. '난 도전의 아이콘이니 처음부터 이 자리에 도전해야지' 마음 먹었다기보단 매순간 맡은 바 최선을 다하다보니 운명처럼 기회가 내게 찾아온 것"이라고 했다. 유 후보의 평생 좌우명은 '원 모어(One more!), 한 발 더 준비된 자만이 기회를 잡는다'이다.

차기 대한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최근 스포츠조선과 단독으로 만난 유 후보는 "'체육계가 변해야 하는 시기다. 행정 경험을 쌓았고, 행정 경험의 꽃을 부산세계탁구선수권대회에서 피웠으니, 이젠 대한체육회장에 도전해 볼 필요가 있지 않겠나'라는 조언을 들었다. 왜 어려운 길을 가려 하느냐고 걱정하는 분들도 있었다. 뒤숭숭한 상황에서 왜 나서려고 하느냐고. 상황을 더 지켜보자고. 하지만 어려운 길이기 때문에 도전을 결심했다. 내가 어렵다면 현장은 더 어렵다는 얘기가 된다. 누군가 나서서 뭔가 역할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내 주변에 있는 체육인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못 본 체하는 건 직무유기다. 현장에 있는 선수, 지도자, 학부모를 외롭지 않게 해주고 싶었다. 너무 많은 이슈에 덮여 내년 2월 하얼빈동계아시안게임이 열리는 것도 모른다. 그런 동계 종목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짚었다. 유 후보는 "내가 처음 IOC 선수위원이 돼서 어떤 IOC 위원이 되고 싶냐고 묻길래 임기가 끝나고 일 잘하는 IOC위원으로 평가받고 싶다고 했다. 그게 공약이었고, 공약을 달성했다고 생각한다. 바흐 IOC위원장께서 파리올림픽 마지막 총회 때 '하드 워커(hard worker)'라고 인정해주셨다. 대한체육회장이든, 대한탁구협회장이든, 결국은 일을 하는 자리다. 누리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전임 회장님들이 훌륭한 업적을 남겼다고 생각한다. 거기에 대해선 체육인들도 존경을 해드리는 게 맞다. 하지만 지금 왜 대한체육회장이 유승민이 되어야 한다고 묻는다면, 시대가 달라졌다고 말하고 싶다. 요즘 아이들이 15초짜리 영상도 지루해하는 시대다. 전통, 규정, 그런게 올바른 리더십인지 체육인 스스로가 고민을 해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후보는 2016년 '바늘구멍' 확률의 IOC선수위원 선거에서 당선된 경험이 있다. 선거가 얼마나 힘든 과정이고, 표심을 얻기가 얼마나 힘든 일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이번 선거는 3선에 도전하는 이기흥 현 대한체육회장을 비롯해 김용주 전 강원특별자치도체육회 사무처장, 강태선 서울시체육회장, 오주영 대한세팍타크로협회장, 강신욱 단국대 명예교수(기호순) 등 6명이 경쟁한다. 유 후보는 "선수로 대회에 나설 땐 어느 정도의 데이터가 있다. 하지만 선거에는 데이터가 없다. 오롯이 마음을 얻는 일이다. 경쟁자가 많아 표가 분산되겠지만, 분명한 건 체육계가 바뀌어야 한다는 것이다. 올림픽에 새롭게 선정된 세부 종목을 보라. 스케이트보드, 브레이킹, 스포츠클라이밍이 어느덧 우리 곁에 다가왔다. 그만큼 시대 변화에 대한 목소리가 크다. 지난해 IOC가 던진 화두는 두 가지, 인공지능(AI)과 e-스포츠다. 변화에 좀더 능동적으로 대처하면서 체육인 스스로 주도하는 체육계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유승민 후보"나이 얘기=구시대,달라진 세상,최신 트렌드 꿰뚫는 '일 잘하…
유승민 전 대한탁구협회장이 서울 서초구 개인사무실에서 진행된 스포츠조선과 인터뷰를 갖고 있다. 허상욱 기자 wook@sportschosun.com/2024.12.11/
유 후보가 내건 공약은 '지방체육회 및 종목 자립성 확보를 통한 동반 성장', '선수&지도자 케어 시스템 도입', '학교체육 활성화 프로젝트', '생활체육 전문화를 통한 선진 스포츠 인프라 구축', '글로벌 중심 K-스포츠', '대한체육회 수익 플랫폼 구축을 통한 자생력 향상' 등이다. 유 후보는 이중 지방체육회의 재정 독립을 강조했다. "IOC의 4년 예산이 10조원이다. 그중 90%를 206개의 국가올림픽위원회(NOC), 35개 경기 단체, 선수, 지도자, 난민 등을 위해 쓰고, 나머지 10%만 IOC 행정 비용으로 쓴다. 올림픽 채널을 통한 중계권, 스폰서십, 올림픽 솔리다리티 펀드 등으로 확보한 예산이다. 현재 대한체육회는 연간 4500억원을 예산으로 쓰는데, 228개 시군구체육회에는 국가대표 선수 지원금, 사무처 운영 보조금이 들어가지 않는다. 최근 확인한 모 고등학교 탁구부 감독의 월급이 200만원대, 최저연봉도 안되는 수준"이라고 개탄했다. "내가 당선되면 국내 1위 기업부터 30위 기업까지 직접 찾아가서 직접 프레젠테이션 할 것이다. 지정기부금의 일환으로 선수, 지도자 또는 특정 종목 지정으로 쓸테니 후원해달라고 요청할 것이다. 10억씩 만들면 300억이다. 자체 예산이 1000억 정도가 된다면, 지방체육회의 구조적인 문제인 종목, 선수, 지도자 후원을 할 수 있다"라고 했다. 이어 "IOC에 올림픽이 있다면, 대한체육회엔 전국체전과 생활체육 대축전이 있다. 대한체육회TV가 있고, 후원사가 있다. 명확하게 사업화해 수익을 극대화하면 된다. 개최도시에 수익금을 분배하고, 종목에도 분배해야 한다. 수익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라며 "지금처럼 문화체육관광부와 사사건건 부딪치기보단 수평적인 관계에서 소통하고, 기브 앤 테이크를 확실하게 해 지속가능한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 정부 예산은 노인체육, 학교체육처럼 꼭 필요한 사업에 쓰면 된다. IOC에서 8년 동안 그런 모델을 봤기 때문에 자립하고 자생하고 스스로 주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자신이 있다. 그래서 도전하는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후보 유승민의 '필살기', 유승민만의 경쟁력은 뭘까? 유 후보는 "당구부터 모든 종목을 직접 할 수 있다. 종목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선거를 앞두고 거의 전종목을 직접 체험해보고 각 종목 '맞춤형' 영상을 찍었다. 그런 현실을 세세하게 들여다볼 수 있는 현미경같은 마음을 갖고 있는 게 내 경쟁력"이라고 자부했다. 이어 "IOC위원 8년 경험을 통한 국제경쟁력도 있다. 어떤 종목이 올림픽 신규 종목이 되는지, LA올림픽에서 어떤 종목이 어떤 절차를 거쳐서 IOC에 승인되는지 소상히 아는 사람은 대한체육회 실무진 외에는 많지 않다. 올림픽 프로그램 위원회를 비롯한 7개 분과위원회에서 쉼없이 활동했다"고 말했다.

'젊은 회장'에 대한 일각의 편견에 대한 질문에 "나이 얘기 때문에 노이로제가 걸릴 판"이라며 웃었다. "틀을 깨야 한다. 나이에 대한 이야기는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구시대적 사고부터 바뀌어야 체육회가 건강해질 수 있다"고 했다. "일을 잘하면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어려서 안될 것도 없고, 나이 많다고 물러나야 하는 것도 아니다. 나는 노래방에서 70년대 트로트부터 '아파트'(로제)까지 다 소화할 수 있다"라며 세대를 아우르는 대한체육회를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단일화 과정서도 나이가 화두가 됐다. '나이에 대한 편견이 있나'하는 물음표가 생겼고, 모두가 납득할 객관적 방식이 아니라면 단일화 생각을 접었다. 정책과 전략으로 '왜 유승민이어야 하는지'를 설명해 체육인들의 마음을 움직이겠다"고 했다. 끝으로 회장 당선 가능성에 대해선 "자신 있다. 확실한 건 (이기흥 현 회장이)왕하오보단 세지 않다. 콘크리트 지지층이 그렇게 견고하지 않다"면서 "현장에서 체육인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내줘야 한다"고 말했다.
윤진만 기자 yoonjinman@sportschosun.com

◇유승민 대한체육회장 후보 프로필

1982년 인천 태생 동남고-경기대 예술체육대학 체육학 학사-경기대 대학원 사회체육학 석사·사회체육학 명예 박사 주요 경력=전 대한민국 탁구 국가대표, 2004년 아테네올림픽 탁구 단식 금메달,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단체전 동메달, 2012년 런던올림픽 단체전 은메달, 전 탁구 국가대표팀 코치, 전 삼성생명 여자탁구단 코치,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전 대한체육회 이사, 전 평창동계올림픽 선수촌장, 2018평창기념재단 이사장, 전 대한탁구협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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