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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스포츠조선 박찬준 기자]한국 올림픽 역사에서 양궁은 가장 확실한 '금맥'이다.
그 어느 때보다 힘겨운 승부가 예상된다. 한국 양궁은 전통적으로 유럽에서 열린 국제대회에서 부진했다. 불규칙하게 부는 바람과 잦은 비가 승부에 의외성을 키웠다. 여기에 중국, 대만,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이 강세를 보이며 한국을 위협하고 있다. 이 세 국가는 한국과 함께 전 종목 출전권을 획득하며, 최근 상승세를 입증했다. 실제 여자 대표팀은 지난 1, 2차 월드컵에서 모두 중국에 밀려 은메달에 머물렀다.
임시현을 제외하고 큰 대회 경험이 부족하다는 것도 고민이다. 항저우아시안게임에서 37년 만의 양궁 3관왕에 오른 임시현이라는 확실한 에이스가 부진할 경우, 팀 전체가 흔들릴 수 있다.
우려의 목소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훈련 뿐이었다. 대표팀은 메이저 대회 직전에 의례적으로 하던 미디어데이 행사나 언론 인터뷰 없이 훈련에만 매진했다. 경기도 여주 남한강에서 바람 적응 훈련을 했고, 지난 달 29일에는 K리그1 경기가 열린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소음 적응 훈련까지 마무리했다. 협회장사인 현대자동차에서 지원한 '감정 없는' 로봇 궁사와 승부를 펼치며 '고득점 능력'을 끌어올렸다.
철두철미한 준비로 유명한 대한양궁협회(회장 정의선)는 이번에도 전폭 지원에 나섰다. 현대차의 도움으로 진천선수촌에 레쟁발리드 사로를 본뜬 '세트'를 만들어 자체 '스페셜 매치'를 두 차례 치렀다. 한국에서 '현지 적응'을 마친 대표팀은 레젱발리드에서 진행된 초반 공식 훈련을 생략했다. 대신 인근 알레 아 파리에 마련한 '단독 훈련장'에서 활시위를 당겼다. 협회는 경기장 하나를 통째로 빌려 선수들이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훈련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 선수촌과 별도로 '휴게실' 성격의 숙소를 마련해 선수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만들 수 있게 했다.
여자 궁사들은 25일 랭킹 라운드를 통해 감각을 예열했다. 임시현은 세계 기록을 세우며 쾌조의 컨디션을 알렸다. 홍승진 총감독은 "국제대회 경험이 없다는 게 큰 걱정이었지만, 월드컵 1∼3차 대회를 치르면서 경기력이 30%에서 90%, 95%, 100%까지 올라왔다. 결승에서 중국을 만나도 문제없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그 어느 대회 보다 험난한 메달 레이스를 펼칠 것으로 보이는 이번 올림픽, 양궁의 성적은 그 어느때보다 중요하다. 그 첫 발을 여자 대표팀이 뗀다.
파리=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