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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다페스트]김서영+안세현, 아픔 딛고 쏘아 올린 '희망찬가'

김가을 기자

기사입력 2017-07-25 03:55 | 최종수정 2017-07-25 04:00


ⓒAFPBBNews = News1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아픔을 이겨낸 김서영(23·경북도청)과 안세현(22·SK텔레콤)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25일(이하 한국시각) 헝가리 부다페스트 다뉴브아레나에서 펼쳐진 2017년 국제수영연맹(FINA) 세계선수권대회에서 한층 성장한 '무서운 자매'는 한국 수영에 희망을 쏘아 올렸다.

'동생' 안세현이 시작을 알렸다. 2011년 상하이 대회를 시작으로 어느덧 네 번째 도전장을 내민 안세현은 여자 접영 100m 예선에서 57초83, 준결선에서 57초15를 기록하며 당당히 결선에 진출했다. 특히 준결선에서는 2017년 프랑스 마레대회에서 본인이 쓴 한국 기록을 뛰어넘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무서울 것이 없었다. 안세현은 결선에서도 유감없이 제 실력을 발휘했다. 7번 레인에서 레이스를 펼친 안세현은 57초07, 최종 5위에 이름을 올렸다. 비록 아쉽게도 메달과 인연을 맺지 못했지만, 또 한 번 한국기록을 갈아치우며 활짝 웃었다. 동시에 역대 한국 여자 선수 최고 성적을 다시 썼다. 이 대회 한국 여자 선수 최고 기록은 2005년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이남은(배영 50m)이 기록한 8위였다. 메이저대회 최고 기록은 남유선(개인혼영 400m)이 2004년 아테네올림픽에서 쓴 7위였다.

'언니' 김서영도 펄펄 날았다. 그는 처음 출전한 세계선수권에서 흔들림이 없었다. 김서영은 개인혼영 여자 200m 준결선에서 2분09초86를 기록, 한국신기록으로 결선에 올랐다.

파이널 무대에서도 매서운 기세를 선보였다. 그는 접영-배영-평영-자유형으로 레이스에서 무서운 폭발력을 자랑했다. 배영 코스 50m를 단 32초53만에 돌며 순위를 끌어올렸다. 변수가 발생했다. 옆 라인에서 레이스를 펼치던 선수가 갑자기 기권한 것. 그러나 김서영은 마지막까지 침착하게 경기를 마무리하며 최종 6위에 이름을 올렸다.

헝가리에서 쏜 희망찬가. 사실 이번 대회를 앞두고 두 선수 모두 혹독한 성장통을 겪었다. 2016년 리우올림픽에서 경험한 세계의 높은 벽 때문이었다. 당시 안세현은 부상을 딛고 경기에 나섰지만, 결선 진출에 실패했다. 김서영 역시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한 채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리우에서의 아픔은 역설적이게도 성장을 위한 밑거름이 됐다.

안세현은 호주, 김서영은 일본에서 동계전지훈련을 진행했다. 세계적인 선수들과 경쟁하며 실력을 조금씩 끌어올렸다. 외롭고도 고독한 싸움이었다. 안세현은 "힘들기는 했지만, 내가 하고 싶은 게 있다. 감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혼자 책도 잃고, 가족들과 종종 통화하며 외로운 시간을 떨쳐냈다"고 말했다. 김서영 역시 "혼자 하는 싸움이기에 외로울 때도 있었다. 하지만 노력 없이 결과를 얻을 수 없다"며 이를 악물었다.


결과는 달콤했다. 두 선수 모두 세계선수권이라는 큰 대회에서 한국 수영의 역사를 새로 썼다. 그동안 수영 변방으로 불렸던 한국 수영에 희망을 밝혔다.

그러나 안주는 없다. 두 선수 모두 새로운 목표를 향해 달려간다. 안세현은 경기 뒤 "한 단계씩 계단 올라간다는 생각으로 하면 될 것 같다. 이 순간을 발판으로 삼아서 지금보다 더 열심히 하겠다. 언젠가는 정상의 자리에 서고 싶은게 꿈이다. 그런데 우선은 빨리 회복해서 접영 200m에서도 결선에 진출하는 게 목표"라고 환하게 웃었다.

김서영도 "조금 아쉽기는 하지만, 내게는 좋은 경험이었다. 100점 만점에 89점을 주고 싶다. 컨디션을 빨리 끌어올려서 개인혼영 400m에서도 결선에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내 기록을 넘는다면 결선에도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더 밝은 내일을 노래했다.


부다페스트(헝가리)=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


김서영. 사진제공=김인균 경북도청 감독

안세현. 사진제공=SK텔레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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