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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라예보의 기적' '태릉선수촌장' 출신으로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선수촌장으로 일한 이에리사 새누리당 의원이 교육부 국정감사에서 '대한민국 엘리트 체육의 위기'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 의원은 "얼마 전 동의대학교에서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메달(금10, 동1)을 딴 자교 선수들을 불러 격려한 기사를 봤다. 우리나라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획득한 금메달 79개 중에서 한 대학 출신이 10개를 땄다는 것은 대단한 일"이라며 "이렇게 운동부 육성을 위해 애쓰는 학교들도 사립대라는 이유로 정부지원을 받지 못하고 있다. 국공립에 한정한 정부지원에 대한 유연한 제도개선이 필요할 때"라고 지적했다.
우선 체육특기생 동일계열 진학 조치 해제를 주장했다. 2014년 현재 고3 등록선수는 7903명인데 반해 2015학년도 대입 체육특기자 전형 모집정원은 2364명에 불과한 현실을 지적했다. "교육부는 2000학년도부터 체육특기자들이 일반학과에서는 수학이 어렵다는 명분으로 체육특기자의 대학진학을 동일계열로 국한했다. 그러나 체육계열학과의 정원을 늘리지 않은 채 일반계열학과로의 진학을 봉쇄함으로써 체육특기자의 절반 이상이 대학에 진학할 수 없게 됐고, 결과적으로 대학 운동부의 해체가 불가피하게 진행됐다"고 했다. "대학운동부 해체 여파는 초중고 운동부의 위축을 불러왔고, 이는 엘리트 스포츠를 고사시키는 결과로 이어졌다. 은퇴 후 진로를 개척할 기회를 대학에서 찾아야 하는 운동선수들에게 학습의 기회를 앗아가는 가혹한 결정"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이 의원은 "이는 단순히 현상에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국격 손실로 이어진다. 정부가 대한민국 체육의 몰락을 가속화하는 제도개선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 의원은 또 "이웃나라인 일본은 이미 2020년 도쿄올림픽을 목표로 장기적인 계획을 가지고 선수육성에 임하고 있고, 중국 역시 리우올림픽을 대비한 선수 세대교체를 자연스럽게 이루어가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가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2위의 성적을 내긴 했지만 메달리스트 중 노장선수의 비율이 높고, 특정 선수에게만 메달 기대가 집중되는 등 세대교체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태"라며 대한민국 스포츠의 위기에 대한 경각심을 강조했다. 이 의원은 "지금도 많이 늦었다. 평창동계올림픽이 남의 집 잔치가 되지 않도록 하려면 어디에 집중해야 하는지 깨달아야 한다. 훌륭한 선수의 꿈을 키우는 어린 꿈나무들의 미래를 어른들이 지켜줘야 한다"고 주장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