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넘사벽'양학선 프랑스월드컵 우승,적수 없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3-03-18 03:52


드디어 '양3'가 완성되었다. 27일 태릉선수촌에서 열린 체조 뜀틀 미디어데이에서 2012 런던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양학선이 '양3' 기술을 선보이기 전 가볍게 몸을 풀고 있다. 한 달 반의 훈련 끝에 2주전부터 80%의 성공률을 보인 양학선은 취재진이 보는 앞에서 '양3' 기술을 3번 중 2번을 완벽히 성공시키며 10월 벨기에에서 열릴 세계기계체조 선수권대회 2연패의 가능성을 더욱 밝게 했다.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02.27.

'도마의 신' 양학선(21ㆍ한체대)이 올시즌 첫 출전한 국제대회에서 당당히 우승했다. '톱4'가 겨룬 결승 무대에서 2위와 1점 가까이 차이 나는 압도적이고 우월한 기량으로 런던올림픽 챔피언의 위용을 과시했다.

양학선은 16일 프랑스 라로쉬르욘 방데스파스에서 펼쳐진 국제체조연맹(FIG) 프랑스월드컵 도마 종목 결승에서 1-2차 시기 평균 14.500점으로 1위에 올랐다. 전날 예선에서 11명 가운데 1위로 4명이 진검승부하는 결승 무대에 진출했다. 베트남 에이스 하탄누엔이 13.666점으로 2위, 폴란드의 마렉 리츠자르츠가 12.766점으로 3위를 기록했다. 런던올림픽 동메달리스트 이고르 라디빌로프(21·우크라이나, 6위), 지난해 유럽선수권대회 우승자 플라비우스 코크지(26·루마니아, 8위) 등 경쟁이 기대됐던 라이벌들은 잇단 실수로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쟁쟁한 경쟁자들이 떨어져간 상황에서 양학선은 굳이 무리할 필요가 없었다. 위험이 뒤따르는 자신의 고난도 기술 대신 가장 자신있는 기술을 선보였다. 1차시기에 '여2'(난도 6.0, 손짚고 앞돌아 몸펴 공중 돌며 2바퀴반 비틀기)를 시도했다. '양학선(YANGHAKSEON)' 기술의 모태가 된 기술로, 광주체고 1학년 때부터 연마한, 눈감고도 뛸 수 있을 만큼 몸에 익은 기술이다. 기술구사는 완벽했지만, 착지에서 한발이 나가며 0.1점 감점을 받았다. 실시점수 9.200점을 받았다. 베트남 하탄누엔이 1차시기 9.333점, 감점 0.10점을 받은 상황, '강심장' 양학선은 오히려 더 강해졌다. 2차시기엔 런던올림픽 때와 마찬가지로 '로페즈'(난도 6.0, 일명 스카하라 트리플, 손짚고 옆돌아 뒤 공중돌며 3바퀴 비틀기)를 시도했다. 실시점수에서 9.400점을 받아냈다. 예선에선 착지실수로 9.166점을 받았던 전날의 실수를 만회하며, 2차시기 실시점수 8.633점에 그친 하탄누엔을 0.834점차로 따돌렸다. 도마 종목의 '넘사벽(넘을 수 없는 4차원의 벽)'이었다.

주최측은 실시간 문자중계를 통해 '런던올림픽 챔피언'이라고 소개한 후 1차 시기 '여2'에 대해 '앞돌아 2바퀴반 비틀기, 아주 잘했다. 한발이 나갔지만 아름다웠다'고 평가했다. 이어진 2차 시기에 대해선 '스카하라 트리플, 숙련도가 놀랍다! 발이 살짝 벗어났지만, 어제보다 잘했다'라며 칭찬했다.

'강심장' 양학선은 2년전 이 대회에서 착지실수로 11명의 참가선수 중 최하위에 머물렀던 '슬픈 과거'를 깨끗이 지워냈다. "안좋은 기억을 좋은 추억으로 바꾸겠다"던 약속을 보란듯이 지켜냈다. 양학선은 지난 14일 출국 직전 인천공항에서 선글라스를 낀 스타일리시한 모습의 '셀카'를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프랑스월드컵 가기전 공항, 과연 올 때는 웃으면서 올 것인가.' 스스로의 질문에 '실력'으로 답했다. 활짝 웃으며 돌아오게 됐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