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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경신 '현역기량은 지도력과 반비례' 속설 깰까?

박상경 기자

기사입력 2013-03-06 12:06 | 최종수정 2013-03-06 12:06


◇윤경신. 스포츠조선DB

'최고의 선수가 최고의 지도자가 되는 일은 어렵다'는 말이 있다.

숱한 스타 선수들이 은퇴 후 지도자의 길에 입문해 제2의 인생을 살았다. 하지만 제대로 빛을 본 이는 그리 많지 않다. 그라운드를 수놓았던 기량과 경험을 지휘봉에 녹이는 일은 쉽지 않았다. 스타 선수들이 지도자로 변신해 큰 기대 속에 취임했으나, 쓸쓸히 물러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2013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의 핫이슈는 단연 '월드스타' 윤경신(40)의 감독 데뷔다. 윤 감독은 올해 두산 지휘봉을 잡고 2013년 SK핸드볼코리아리그에 나선다. 지난해 코트를 떠난 뒤 1년도 채 지나지 않은 시점에서 지도자로 제2의 핸드볼 인생을 살게 됐다.

현역시절은 화려했다. 경희대를 졸업한 1996년 독일 분데스리가 굼머스바흐에 입단해 2008년 함부르크에서 독일 생활을 마무리 했다. 독일에서 13시즌 간 활약하면서 8차례 리그 득점왕, 리그 통산 최다득점(2751골)의 역사를 썼다. 2001년에는 국제핸드볼연맹(IHF) 올해의 선수상을 차지했다. 국가대표로 아시안게임에서만 금메달을 5차례 따냈고, 올림픽에도 5회 출전하면서 세계적인 선수 반열에 올랐다. 독일 무대에서 오랜기간 쌓은 경험이 새로운 지도력으로 발휘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있다. 우려도 크다. 지휘봉을 잡은 지 두 달 밖에 되지 않았다. 지난해까지 주축으로 활약했던 박중규(웰컴론코로사) 오윤석(충남체육회)이 이적하면서 팀 전력이 약화됐다. 팀의 리그 5연패라는 큰 목표도 부담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남자부 나머지 4팀이 두산을 '공공의 적'으로 꼽고 있다. 견제가 심한 만큼 험난한 시즌이 될 수밖에 없다. 지도자 윤경신의 데뷔 첫 해는 제법 험난해 보인다.

윤 감독은 6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린 대회 미디어데이에서 "부담 아닌 부담이 크다"고 솔직하게 털어 놓았다. "선수였을 때는 나 혼자 몸관리를 잘하고 코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면 됐다. 감독이 된 후 많은 선수들을 어우르고 지도하는데 어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윤 감독은 부담보다는 자신감과 기대감을 나타냈다. 그는 "움직임이나 속공 등 유럽에서 경험했던 부분들을 선수들에게 소화 시켰다. 부상자가 더러 있어 1라운드에서는 어려움이 있을 듯 하지만, 기존 선수들로 최선을 다 하고 싶다"고 각오를 다졌다. 주축 선수 이적에 대해서는 "팀에 오래 있었던 선수들인 만큼 우리 팀 플레이 스타일이나 개개인의 장단점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면서도 "우리도 그 선수들을 잘 알고 대비책이 무엇인지 안다"며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두산의 라이트백이자 최고참인 이재우(34)는 "새 감독 부임 후 다양한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새 사령탑이 온 만큼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올 시즌 5연패를 꼭 달성하겠다"고 다짐했다. 윤 감독과 두산은 9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전용구장에서 열리는 충남체육회전으로 올 시즌의 막을 연다.

한편, 남녀부 각 팀은 미디어데이를 통해 올 시즌 선전을 다짐했다. 핸드볼코리아리그는 7일 SK핸드볼전용구장에서 삼척시청-부산시설관리공단 간의 여자부 1라운드를 통해 개막한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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