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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전역은 올림픽 준비로 분주하다. 하지만 정작 런던 시민들은 아직까지 올림픽을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100일을 남겨놓은 현재 런던은 어떤 모습일까. 현장을 찾았다.
올림픽 준비 상황에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경기장을 비롯해 각종 시설 최종 건설 비용은 72억 5000만파운드(13조 500억원)으로 원래 예산을 넘지 않을 전망이다. 런던올림픽 조직위원회는 흑자 대회를 모토로 내걸었다. 올림픽공원내 많은 시설물들이 기업의 후원으로 지어졌다. 런던올림픽 상징탑인 아르셀로 미탈 오비트는 세계적 철강그룹 아르셀로 미탈이 1600만파운드(약 290억원)를 후원한 건축물이다. 이 외에도 다국적 화학그룹 다우(Dow)가 후원한 주경기장 외곽벽 등도 있다.
건설비 절약을 위한 기발한 아이디어도 넘쳐난다. 주경기장은 경기장 전체 무게가 베이징올림픽 주경기장의 3분의 1에 불과하다. 7만5000여석의 관중석 가운데 5만여석이 임시 관중석이다. 올림픽 이후에는 2만5000석으로 재편될 전망이다. 아쿠아센터 역시 영구적인 좌석은 2500석에 불과하다. 건물 천장 바깥에 양쪽으로 날개같은 1만5000석의 임시 관중석을 만들어 올림픽 이후에는 철거할 계획이다. 농구 경기장은 거대한 텐트로 지은 임시 건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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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런더너(런던 시민)들은 무관심으로 일관하고 있다. 성공 개최를 확신하는 시민들은 그리 많지 않다.
첫번째 이유는 교통이다. 최악의 런던 교통이 그대로다. 길은 좁고 자동차는 많다. 지하철망이 거미줄처럼 연결돼 있지만 고장이 잦다. 런던올림픽조직위원회는 교통 문제 해결에 소극적이다. 올림픽파크 중앙에 있는 스트라포드역만 1억2500만파운드(약 2300억원)를 들여 화려하게 손을 봤을 뿐이다. 나머지 교통 대책은 정말 미봉책에 불과하다. 올림픽 기간동안 경기장 주변에는 차를 들어오지 못하게 했다. 외곽에 '파크 앤 라이드(park and ride)'라는 대형 주차장을 세운 뒤 셔틀버스를 이용하게 할 예정이다. 운영 미숙으로 인한 혼란 발생 가능성이 높다.
두번째 이유는 치안이다. 지난해 여름 런던 폭동 발생 당시 런던 경찰은 무력했다. 폭도들에게 이리저리 휘둘렸다. 치안이 그리 좋지는 않다. 살인이나 강도 등 강력 범죄 비율은 적다. 하지만 절도 등 경범죄의 비율이 상당히 높다. 여기에 테러 위협도 있다. 실제로 런던은 2005년 자살폭탄테러 사건으로 신음했다. 조직위원회는 올림픽 행사 진행 비용만 원래 예산이었던 2억 8000만파운드(약 5076억원)에서 5억 5300만파운드(약 9954억원)로 2배 남짓 늘렸다. 이 가운데 안전에 대한 비용이 3억파운드(약 5000억원)에 달한다. 이외에 물가 상승과 일상 생활에 대한 불편 등을 이유로 런더너들 사이에서 올림픽은 불청객 취급을 받고 있다.
이 건 기자·런던=이 산 유럽리포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