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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도전! 쌍둥이 국가대표.'
국내서만 그런 게 아니었다. 2022년 세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혼합단체전·10월), 원천배 코리아주니어오픈, 2022년 아시아주니어배드민턴선수권대회(U-17·이상 11월) 등 국제대회도 잇달아 평정했다. 쌍둥이는 복식에서 늘 지존이었고, 단식은 언니(김민지)와 동생(김민선)이 번갈아 정상에 섰다. 일찌감치 주니어 무대를 평정한 쌍둥이는 이제 더 큰 꿈을 향해 도전한다. 국가대표다.
대한배드민턴협회는 23일부터 29일까지 충남 당진실내체육관에서 2023년도 국가대표 선발전을 개최한다. 이번 선발전에서는 남녀 단식 각 8명, 복식 각 11명을 뽑는다. 세계랭킹 상위 랭커(선발전 명단 발표 당시 기준 단식 16위 이내, 복식 8위 이내)에 든 안세영(세계 2위), 김소영-공희용(세계 3위), 이소희-신승찬(세계 7위) 등 기존 국가대표는 자동 선발됐다.
김민지-김민선은 각각 단식에 도전한다. 여자단식 선발전은 총 24명이 3개조로 나뉘어 풀리그전을 치른다. 선발 방식은 객관성을 높이기 위해 정성평가(평가위원 평가 점수)를 10%로 최소화 하는 대신 경기 성적 90%를 반영한다. 조별 경쟁에서 이른바 실력이 좋으면 태극마크를 달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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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녀 통틀어 역대 최연소 국가대표 기록은 안세영(20·삼성생명)이 갖고 있다. 안세영은 2018년 12월 중학교 3학년때 선발전을 통과했다. 이후 2021년 1월 선발전에서 고교 2학년이던 진 용(19·요넥스)이 고교생 국가대표가 됐다.
김민지-김민선이 이번 선발전을 통과한다면 현역 최연소 안세영에 이어 두 번째로 어린 나이에 태극마크를 달게 되는 진기록을 작성하게 된다. 그러기 위해서는 전·현 국가대표, 대학·실업팀 선배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아야 한다. 여자단식은 안세영을 제외하고 7개의 자리가 남아있는데, 각 조 1, 2위와 조 3위간 맞대결 승자에게 돌아간다.
C조에 편성된 언니 김민지는 전 국가대표 김가은(삼성생명)을 비롯, 김주은(김천시청) 박민경(안동과학대 2년) 등 쟁쟁한 언니들과 경쟁해야 한다. B조의 동생 김민선도 심유진(인천국제공항) 김가람(KGC인삼공사) 등 국가대표 경험을 가진 베테랑들과 대결한다.
아버지 김종혁 꿈나무대표팀 감독(45)은 "큰 기대는 하지 않는다. 올해 빠듯하게 국내·외 대회를 치르느라 제대로 충전하지도 못한 채 선발전에 출전한다"면서 "이제 국가대표 도전을 시작하는 만큼 쟁쟁한 언니들을 상대로 자신의 실력을 객관적으로 점검하고 반성하는 계기가 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버지로서 또다른 고민이 있다고 했다. "둘 중 한 명만 선발전을 통과하면 떨어진 아이를 어떻게 위로해야 할지 난감하다. 그렇다고 둘 다 탈락하길 바랄 수도 없고…."
사실 아직 어린 나이이고, 대학·실업팀 등 선수들과는 처음으로 대결하는 것이기 때문에 도전하는 것만으로도 아름다운 쌍둥이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