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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최만식 기자] '셔틀콕 트럭은 사랑을 싣고.'
빅터 아이엔디는 지난 2008∼2018년 한국 배드민턴 국가대표팀을 후원했던 용품사이고, 김천시청은 국내 실업 배드민턴 명문팀이다.
이들이 트럭을 몰고 간 곳은 경북 울진군이다. 2억5000만원 상당의 구호 물품이 5톤 트럭을 가득 채울 정도의 상당한 물량을 싣고 달렸다.
지난 3월 역대 최악의 산불 피해를 입은 울진군 지역 이재민을 돕기 위한 온정의 선물이었다. 울진군과 산림청 집계에 따르면 경북 울진 산불은 3월 4일부터 13일까지 역대 최장인 213시간 동안 이어지며 이재민 328세대, 산림피해 면적 1만8463ha, 피해복구 금액 약 3027억원에 이르는 막대한 피해를 남겼다. 피해 면적만 해도 여의도의 63배 이상(축구장 2만5858개)에 달할 정도였다.
하지만 화마가 할퀴고 간 상처는 이제 치유를 시작하는 단계이기에 각계 온정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수십년간 김천시청 배드민턴단을 이끌어 온 오종환 단장이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김천시청 배드민턴단이 매년 전지훈련을 하는 곳이 울진이었다. 같은 경북 지역 이웃사촌인데다 전지훈련을 진행하며 울진군청, 울진군배드민턴협회로부터 받은 배려로 인해 우정이 돈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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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울진군의 슬픔을 모른 척 할 수 없었던 오 단장은 김천시청 팀의 용품 후원을 맡고 있는 빅터 아이엔디의 서윤영 대표에게 도움을 타진했다. 배드민턴 선수 출신으로 오 단장의 배드민턴계 후배이기도 했던 서 대표는 오 단장의 제안에 동행하기로 했다.
사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코로나19로 인해 실내 스포츠 시설이 사실상 폐쇄되면서 배드민턴 시장은 전멸하다시피했다. 그로 인해 빅터는 지난 2년여 간 매출 급감으로 인해 회사 운영이 힘들 정도였다. 하지만 '콩 한 쪽도 나눠 먹는다'고, 지난 20년 간 대만 기업인 빅터의 한국 본사를 정착시키기 위해 온갖 시련을 헤쳐나왔던 서 대표는 "힘든 일을 겪어 본 사람이 힘든 처지를 더 잘안다. 그나마 나누고 베풀 여력이 있다는 게 다행아니냐"며 흔쾌하게 수락했단다.
그렇게 막대한 양의 각종 의류 용품을 실은 5톤 트럭은 울진군 이재민을 향해 달려가게 됐다.
서 대표는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이지만 큰 산불로 인해 생활터전을 잃어버린 이재민들을 보고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마음이 무거웠다. 어떻게든 이재민들이 다시 일어서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을 마음에 품고 있었다"면서 "빅터 구호품을 지원해 조금이나마 힘을 보탤 수 있어 다행이라 생각한다. 이재민들이 힘내시고, 하루빨리 생활터전이 복구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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