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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중국)=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투트베리제 사단은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을 앞두고 승승장구했다.
금메달은 떼논 당상이고, 1, 2, 3위를 모두 러시아가 독식할 것으로 봤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 가장 확률높은 금메달이 러시아의 여자 피겨였다.
그런데, 사건이 터졌다. 발리예바는 이제 '악마의 재능', '약물 천재'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여자 피겨 싱글 쇼트 프로그램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전 세계의 비난이 이어진 가운데 강행한 프리 프로그램에서 무너졌다. 결국 4위로 대회를 마감했다. 금메달은 커녕 입상권에도 들지 못했다.
베이징 캐피털 인도어 스타디움 믹스드 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투트베리제 코치가 있는 가운데, "더 이상 피겨를 하지 않겠다. 나만 금메달이 없다"며 '원초적' 인터뷰를 했다.
2018 평창동계올림픽에서 자기토바가 우승한 이후 세계 여자 피겨계는 러시아의 독무대였다. 자기토바 뿐만 아니라 메드배데바를 앞세워 세계선수권대회를 독식했고, 이번 올림픽에는 신예 '빅3'를 전면에 내세워서 더욱 영향력을 높였다.
하지만, 발리예바는 약물 스캔들이 터지면서 무너졌고, 트루소바는 '2인자'는 싫다며 은퇴 선언까지 하고 있는 상황이다.
그렇다면 '투트베리제 사단'은 무너질까.
2018년 이후, 투트베리제 코치는 몸무게가 가볍고 운동능력이 살아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체계적 프로그램과 혹독한 훈련, 러시아 최상급 선수들과의 무한 경쟁을 통해 '쿼드러플' 시대를 열었다. 타국 선수들이 트리플 악셀(3회전 반 점프)도 버거워하는 반면, '투트베리제 사단'은 쿼드러플을 기본으로 장착해야 살아남을 수 있다.
베이징에서 1위를 차지한 쉐르바코바는 뛰어난 예술성과 기본기를 지녔지만, 기본적으로 2차례 쿼드러플 점프를 완벽하게 성공했기 때문에 정상에 오를 수 있었다.
러시아 현지에서도 '컨베이어 벨트'에 어린 선수들을 놓고 양산하는 투트베리제 사단에 대한 의구심이 있다. 단, 달콤한 결과물에 그 부작용은 그렇게 큰 의미가 없었다.
하지만,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서 발리예바의 약물 스캔들, 트루소바의 '어리광'으로 '투트베리제 사단'의 위기가 왔다.
외적 변수가 가장 중요하다. ISU(국제빙상연맹)은 올림픽 나이 제한을 17세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과 함께, 점프보다 예술성의 점수배치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일고 있다.
쿼드러플 점프에 워낙 많은 배점이 있기 때문에 어린 선수들의 부상 위험과 조기 은퇴 가능성을 농후하게 하는 부작용 때문이다. '투트베리제 사단'은 이 부작용을 '공장형 양성 시스템'으로 극복하고 있다.
이번 베이징동계올림픽에 출전한 '빅3' 뿐만 아니라 러시아는 여전히 유망한 선수들이 많다. 발리예바와 같은 나이대의 흐로미로, 우사체바가 있다. 시간이 흘러 이들이 10대 후반이 되면, 투트베리제 코치는 또 다시 10대 초, 중반의 신예선수들을 발굴해 올림픽 금메달 사냥에 나설 것이다.
하지만, 피겨 스케이팅의 나이 제한과 예술 점수의 상향 조정이 이뤄진다면, '투트베리제 사단'의 이같은 시스템은 큰 위기를 맞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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