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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경 본부장님,체대입시 '코로나'안전대책이 시급합니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9-21 06:00



전대미문의 코로나 시대, 대한민국 고3 수험생들이 불안한 시간을 버텨내고 있다. 수능뿐 아니라 대학별 실기, 면접을 준비해야 하는 체대 입시생들의 불안감은 더하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실내체육시설들이 문을 닫으면서 연습도 제대로 못한 데다, 실기전형 종목이 바뀐 대학도 많다. 대다수 대학이 실기 종목을 대면 요소를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축소하면서 수험생들의 희비가 엇갈린다. 한편 대학별 평가를 진행하는 각 대학 체대들은 실기평가 안전, 방역대책 마련에 비상이 걸렸다. 23~28일, 수시 원서접수를 앞두고 체대 입시생도, 대학 당국도 혼란스럽긴 마찬가지다.

코로나 시대 첫 체대 실기, 대학의 불안

"체대 실기시험을 치르기 위해 전국에서 모인 수백 명의 학생들이 보통 6개 대학을 도는데, 한 학교라도 확진자가 나오면 어떻게 해야 합니까?" 23~28일 수시 원서 접수를 앞두고 수도권 대학 체육학과의 한 교수는 '코로나19 체대 수험생 안전'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했다. 현장 확진자가 나올 경우, 도미노 감염과 이로 인한 전형 일정 변경에 대한 우려다. 체대의 경우 통상 수백 명의 학생들이 한날 한시, 체육관에 모여 실기시험을 치른다. 수시 6개 대학 지원이 가능한 만큼 비슷한 성적대의 체대 입시생들은 실기시험장을 돌며 계속 마주친다.

교육부의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관리방향'에 따라 대학별 예방, 방역수칙은 마련했지만 현장은 불안하다. 만에 하나, 문제 발생시 '전형을 전면중단할 건지, 장소를 옮겨 계속 진행할 건지, 일정을 변경할 건지, 대학간 소통은 어떻게 할 건지' 식의 사후 대책에 대한 구체적 프로토콜이 없다. 우왕좌왕하다 혼란이 가중될 경우, 피해는 고스란히 고3 수험생의 몫이다.

체육 실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당일 컨디션이다. 한 학교에서 문제가 생길 경우, 다른 학교 전형 일정도 줄줄이 영향을 받게 되고, 일정이 꼬일 경우 수많은 변수가 발생한다. '공정성' 이슈도 발생한다. 이 교수는 "타학교 교수들과 서로 물어본다. 다들 걱정만 할 뿐 뾰족한 답을 찾지 못했다"고 했다.

"윗몸 일으키기가 없어졌어" 체대 입시생들의 혼란

"수시 지원이 임박한 상황에서 아이들이 많이 혼란스러워 합니다." 체대 입시를 지도하고 있는 임성철 광문고 교사 역시 수험생 제자들을 향한 안쓰러움을 드러냈다.

교육부는 코로나 시대, 실기 평가에 있어 공정성이 저해되지 않는 범위에서 접촉 빈도를 낮추고 비대면 요소를 강화하도록 권고했다. 대다수 체대가 비말 감염, 접촉 빈도가 높은 '윗몸 일으키기' '오래 달리기' 등을 제외했다. 일례로 대전대는 '제자리 멀리뛰기, 20m 왕복달리기, 윗몸 일으키기' 등 3종목 실기에서 윗몸 일으키기를 뺐다. 성균관대는 오래달리기를 제외했다. 축구, 농구 등 단체종목은 미니게임 대신 개인 경기력 평가로 실기 방식을 전환했다. 일부 대학은 '마스크를 착용한 상태로 응시불가한 종목 제외'라는 단서도 달았다.


임 교사는 "3년 이상 준비한 아이들이 많은데 수시 지원이 임박해, 실기종목이 많이 바뀌었다. '윗몸 일으키기 만점자'라 특정대학을 지원하려던 아이는 학교를 바꿨다. '제자리 멀리 뛰기''던지기' 등 짧게 '훅' 끝나는 순발력 종목 위주다. 아이들이 혼란스러워 한다"고 했다. "실기 비중도 내려가는 추세라 학생부, 내신, 면접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다. 내년 2학년들은 더 큰 문제다. 고3들은 학교라도 나오지만, 2학년은 학교에 오지 않아 생활기록부에 쓸 활동이 아무것도 없다"며 안타까워 했다.

임 교사는 제자들의 안전에 대한 우려도 감추지 않았다. "수시로 4년제 대학 6개교를 쓰는데, 이 아이들이 전국을 계속 돌아다닌다. 어떻게 아이들을 믿고 보내겠나. 아이들을 보내는 입장에서 '체육관 몇 명 이상 동시 입장은 절대 안된다' 식의 쉽고 명확한 안전 공통가이드가 필요하다. 각 체대들이 협의해 책임감 있는 안전, 방역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중대본-교육부, 체대 수험생 위한 더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필요

교육부는 지난 8월 4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이하 중대본) 및 질병관리본부(질본), 한국교육과정평가원, 시도교육청, 대학관계자들과 협의를 통해 '코로나19 대응 2021학년도 대입관리방향'을 발표했다.

12월 3일 약 48만 명의 수험생이 응시하는 수능, 10월 6일부터 12월 25일까지 183개 대학에서 약 130만 명이 응시하는 대학별 평가에 대비한 기본 방역 수칙이다. 교육부는 대학별 평가의 경우 대학별 여건에 따라 대학 자체 방역 관리대책 수립 및 시행을 권고했다..

체육계열 실기전형에서 '시간대별 종목별 응시인원 분할, 평가 및 순환시험시 조별 이동인원 최소화' '계측공간과 응시자 대기공간의 충분한 거리 확보' '레슬링, 유도, 복싱, 태권도, 펜싱 등 대인종목의 경우 밀접 접촉 최소화 평가기준 마련' '단체시험 지양' '2명 이상 참가시 계측시간 최소화' 등을 권고했다.

'응시인원 분할, 이동인원, 접촉 최소화'라는 대원칙은 있지만, '결혼식장 50인 미만' 식의 구체적, 세분화된 가이드는 없다. 체육관에서 실기를 치르는 수도권 A대학의 경우 시간별 최대 응시인원을 오전 100명, 오후 140명으로 정했다. 대학별로 시간대, 응시인원 다 제각각이다.

교육부 관계자는 "대학별 평가의 경우 방역의 주체는 각 대학"이라면서 "중대본과 질본이 전체적 방역가이드는 제시하지만, 대학별, 전형별로 평가환경이 상이하기 때문에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가 발생한다. 일괄된 지침이나 일일이 세분화된 지침을 주기 힘들다. 각 대학이 세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실기 응시인원에 대한 지침과 관련해선 "응시자 간 간격 좌우앞뒤로 2m 확보 권장, 최소 1.5m 이상 유지 등 간격 위주로 권고했다. 교육부가 방역 전문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우리가 원칙을 세울 수는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현장에서 문제가 발생할 경우 바로 자가격리하게 되고, 나머지 학생들은 자가격리자의 접촉자라서 그 자체로 전형이 셧다운 되는 것은 방역수칙이 아니다. 해당 학생의 확진 결과가 나와야 하고 확진되지 않는 한 '셧다운'은 없을 것"이라고 답했다. "나머지 수험생들이 괜찮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교육부가 각 대학에 관할 보건소 연락체계 구축을 권고한 이유도 이 때문이다. 방역 보건당국의 전문성이 가장 높다. 보건소로 학생을 이송하고, 이후 중대본 등 보건당국의 지침에 따르면 된다"고 말했다.

지난달 성북구 체대입시학원에서 코로나 확진자가 19명이나 발생했다. 체대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불안하다. 대학별 평가에서 대학이 방역의 주체인 것은 맞지만, 대학 역시 방역 전문가가 아닌 것은 교육부와 마찬가지다. '대면' 비중이 높은 체대 실기 전형은 위험도가 높은 만큼 특별한 '맞춤형' 관리가 필요하다. 정부, 중대본 차원의 구체적 방역 대책과 관심, 교육부, 대학간 소통과 협업이 시급하다. '어마어마한' 경우의 수라도 부디 따져주길 바란다. 우리 아이들의 꿈과 미래, 인생이 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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