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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최숙현 사건' 문체부, 체육회 사무총장 해임 요구에 갈등 증폭↑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20-08-30 15:24


사진제공=문화체육관광부

[스포츠조선 전영지 기자]철인3종 고(故) 최숙현 선수 사건 감사 및 후속조치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다.

문체부가 28일 해당 사건의 총체적 관리 부실 책임을 물어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을 엄중 경고 조치하고 김승호 사무총장에 대한 해임 조치를 요구한 직후다. .

최윤희 문체부 제2차관은 지난 28일 서울 정부종합청사 외교부 별관에서 출입기자 브리핑을 통해 '선수 가혹행위 사건 특별조사' 결과 및 스포츠 분야 인권보호 추진방안을 발표했다.

문체부는 '고 최숙현 선수 사건'의 진상을 규명하기 위해 지난달 2일 최윤희 제2차관을 단장으로 특별조사단을 구성했다. 특별조사단은 3주간 대한체육회, 대한철인3종협회, 경주시체육회를 대상으로 관계자 30여 명을 조사했다. 27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으로부터 감사에 대한 답변서를 받은 이튿날인 28일 브리핑을 열고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대한체육회의 소극적 대응과 부실 조사, 선수권익 보호 소홀에 대해 책임을 물었다.

문체부는 "대한체육회의 총체적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기관장(회장) 엄중 경고' 조치하고, 대한체육회 행정 전반을 총괄하는 사무총장에 대해서는 선수 인권 보호관련 대책 이행에 대한 점검, 관리 소홀, 직속기관인 클린스포츠센터 관리 부실에 대한 책임을 물어 '해임' 조치를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문체부 고위 공무원들도 책임을 피하지 못했다. 체육회 지도와 감독 책무를 소홀히 한 책임을 물어 문체부 체육국장이 보직해임됐고, 전직 체육국장과 체육정책과장도 엄중 주의 조처를 받았다. 31일자로 유병채 신임 체육국장이 발령을 받았다.

문체부의 체육회 사무총장 해임 요구에는 깊은 고민의 흔적이 감지된다. 꽃다운 나이의 선수가 고통속에 6개 국가기관을 전전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후 누군가는 책임을 져야 한다는 여론과 정치적 압박 속에, 칼을 빼들긴 했으나 체육회장 재선에 도전하는 선출직 IOC위원, 현 회장의 해임을 요구하기 부담스러운 상황. 결국 대한체육회장 선거 직후인 내년 2월에 임기가 끝나는 임명직 사무총장의 해임을 요구한 모양새다.

대한체육회는 브리핑 직후 입장문을 내고 해임 요구 조치에 대한 이의신청 의사를 밝혔다. 조사 업무 태만이나 스포츠 인권 보호 관련 대책 이행 부실 등이 사실과 다르다는 주장이다. 올해 8월 스포츠윤리센터 설립을 위한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으로 인해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에 대한 인원 감축이 진행됐고, 이로 인해 업무 공백이 발생한 과도기에 발생한 사건이라는 점, 부족한 여건에서도 사안의 심각성을 인식해 여성 전문 조사관을 배정하고 계약직 상담사들은 자신의 일자리가 없어질 불안정 속에서도 스포츠 권익 침해에 대한 조사와 상담을 최선을 다해 수행했다는 점을 강조하며 해임 조치의 부당성을 어필하고 있다. 이의신청에 대해 "책임 회피가 아닌, 감사 처분요구에 있어 수감자 및 피징계자가 관련 내용을 동의하고 처벌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는 여건이 마련돼야 한다는 취지"라면서 "이의신청은 향후 행정적 절차에 따라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체육회 일각에선 고 최 선수가 고통을 호소했던 국가인권위원회, 대구지검 경주지청, 경주경찰서, 경주시청 등 6개 기관의 대처와 징계 관련 형평성 문제도 제기한다. 이에 대한 문체부의 일관된 입장은 체육회의 부실 조사, 스포츠 인권 보호 소홀에 대한 내용을 확인했고, 나머지 기관들에 대해 문체부의 감사 권한이 없으며, 직속 관할 기관인 대한체육회나 감독 부서인 문체부가 책임 있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징계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지난 12월 말 새로이 부임해 코로나 비상 시국에 짧게 체육국장 역할을 담당한 고위공무원에게 수십년간 쌓여온 체육계 적폐 문화에 대한 책임을 묻는 것은 가혹한 '보여주기'식 징계이며, 공무원의 순환보직 특성상 실효성도 없다는 시각이다. 스포츠 인권 정책을 재정립해야할 지난해 빙상계 성폭력, 미투사건 이후 1년새 장관, 차관, 체육국장, 담당 과장들이 모두 바뀌었다. 체육회 사무총장 해임 조치도 마찬가지다. 이의신청을 할 경우, 이의 신청이 접수되고, 결과를 통보받기까지 또다시 수개월이 소요된다. 사실상 임기를 채우게 된다.

이와 관련 문체부는 토요일인 29일 이례적으로 해명자료를 내고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대한체육회장은 선거에 의해 선출된 비상임 직위로서 문체부가 임면 권한이 없어 직접적인 책임을 묻기에는 한계가 있어 엄중 경고 조치할 계획이다. 사무총장은 체육회 사무 전반을 책임지는 상임 임원으로, 대한체육회 관련규정에 따라 해임조치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현 체육국장에 대한 보직해임은 고위공직자 개인에 대한 문책성 인사조치이므로 큰 불이익에 해당된다"고 설명했다. 문체부는 체육회가 해임 조치를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특별조사 결과의 처분 요구는 대한체육회에 대한 관련법령에 따른 감독권으로서 마땅히 수용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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