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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 용 기자] 권순우의 가능성 발견, 정 현까지 부활하면 금상첨화.
권순우는 졌지만 박수를 받았다. 이유가 있었다. 권순우는 세계랭킹 125위에 불과했다. 반면, 상대 하차노프는 세계 9위로 10번 시드를 받은 강호였다. 누가 봐도 하차노프의 완승 전망 경기였다. 하지만 권순우는 1세트부터 타이브레이크 접전을 벌였고, 0-2로 밀리던 3세트에 기어이 한 세트를 가져왔다. 팽팽했던 4세트만 따냈다면 5세트 향방은 알 수 없었다.
결과를 떠나, 윔블던에 처음 출전한 선수라고는 믿기 힘든 당찬 플레이가 나왔다. 한국 선수의 약점이 서브인데, 강한 서브로 하차노프를 놀라게 했다. 서브 최고 시속이 212km를 찍었다. 포핸드-백핸드 스트로크 모두 기대 이상이었다. 도망가지 않고, 자신이 치고 싶은 공을 다 쳤다. 경기 도중 살짝 흥분하는 감이 있으면, 스스로 주문을 외우며 호흡을 가다듬는 노련한 모습도 보여줬다. 강한 선수를 상대로 치르는 큰 무대에서 패기 넘치는 플레이를 보여주니, 성적 관계 없이 칭찬을 받게 된 것이다.
권순우가 희망을 쏘니, 여기서 생각 나는 선수가 바로 정 현이다. 정 현은 지난해 호주오픈 4강 신화를 쓰며 한국에 테니스 열풍을 불러일으켰다. 하지만 호주오픈 이후 발바닥 물집 등 잔부상에 계속 발목이 잡히며 랭킹이 떨어졌다. 최근에는 허리 통증으로 인해 장기 휴업중이다. 지난 2월 열렸던 ABN 암로 월드 토너먼트 이후 뛰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부상에서 회복만 된다면, 정 현의 잠재력도 여전히 무궁무진하다. 권순우가 작은 체구에도 파워풀하고, 공격적인 스타일의 테니스를 한다면 정 현은 스트로크에서 더 안정감 있는 스타일로 다르게 경기를 풀어간다.
권순우가 1997년생, 정 현이 1996년생이다. 아직 20대 초반으로 미래가 밝다. 두 선수가 쌍두마차로 한국 테니스를 이끌면, 한국 테니스의 새로운 전성기를 맞을 수 있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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