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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애인AG]'2관왕2연패'한계를 모르는 전민재,그녀에게 트랙은 놀이터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10-10 16:45



"전민재는 한계를 가늠할 수 없는 선수다."

10일(한국시각) 신순철 장애인육상대표팀 코치는 '애제자' 전민재(41·전북장애인체육회)의 한계를 묻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이날 전민재가 인도네시아장애인아시안게임 여자육상 100m(스포츠등급 T36) 결선에서 14초98, 1위로 결승선을 통과하며 2관왕 2연패의 위업을 일궈낸 직후다.

대한민국 장애인 육상 간판스타인 전민재는 8일 여자 200m 금메달에 이어 대회 두번째 금메달을 따내며, 인천 대회에 이어 주종목 100-200m, 2연패의 위대한 기록을 달성했다.



2012년 런던패럴림픽 200m 은메달, 2016년 리우패럴림픽 200m 은메달리스트인 전민재는 장애, 성별, 나이 등 세상의 모든 장벽을 넘어선 위대한 선수다. 혹독한 훈련으로 인해 발목이 성치 않은 상황에서도 투혼의 질주를 펼치며 끝내 목표를 이뤄냈다. 가느다란 발목에 두터운 테이프를 동여맨 채 그녀는 자신의 모든 것을 아낌없이 쏟아냈다. 시상대에 선 그녀가 작은 손가락으로 가슴의 태극마크를 가리키며 활짝 웃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전민재는 지난 3년간 동고동락해온 '스승' 신 코치와 함께 2관왕 인터뷰에 나섰다. 신 코치는 "민재는 한번 목표를 정하면, 밤새도록 달릴 만큼 강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다. 장애인, 비장애인 선수를 통틀어서도 정말 특별한 정신력을 가진 선수"라고 소개했다.

전민재는 훈련장뿐만 아니라 이천훈련원 안에서도 늘 깡총깡총 뛰어다닌다. 생활속 훈련이 몸에 배 있다. 신 코치는 "일상생활이 훈련이다. 생활적으로 정신적으로 준비가 잘 돼야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고 했다. "민재는 끊임없이 달리고, 항상 즐긴다. 나이가 무색하게 체력관리를 정말 잘하는 선수다. 모두가 칭찬할 만큼 누구보다 많이 노력하는 선수, 오직 운동에만 전념하는 선수"라고 말했다.

지난달 아시안게임 결단식에서 "일본선수의 기록이 좋아서 이번엔 2등이 목표"라던 그녀의 깜찍한 연막작전에 깜빡 속을 뻔했다. 그녀에게 아시아 무대는 좁았다. 적수가 없었다. 100m, 200m 레이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자신의 베스트 기록에 근접한 호기록을 냈고, 2위 선수와는 2초 이상 차이가 났다.



1977년생, 마흔이 넘은 나이에 최고기록 페이스를 유지하고, 스무살 이상 어린 선수들과 경쟁해 압도적으로 승리하는 비결을 물었다. 신 코치는 "같은 T36 등급이라도 다양한 유형이 있는데 민재만의 특성이 있다. 무엇보다 민재는 보통 선수보다 정신적으로 강하다. 무엇보다 즐기면서 열심히 하니까 최고 기록을 계속 유지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신 코치는 "나도 이 선수의 한계를 가늠할 수 없다. 2020년 도쿄패럴림픽까지 계속 기록을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그 이후까지도 몸 상태에 따라 더할 수도 있을 것"이라는 말에 전민재는 있는 힘껏 손사래를 쳤다. 2020년 도쿄패럴림픽을 마지막 무대로 결정했다. 그리고 이날 자카르타 트랙은 그녀의 아시안게임 마지막 무대였다. "마지막 아시안게임이기 때문에 더욱 절실했다"고 털어놨다. 신 코치는 "인천에 이은 2관왕 2연패는 육상선수로서 정말 대단한 기록이다. 선수도 나도 너무 행복하다"며 미소 지었다.

전민재는 2020년 도쿄패럴림픽까지 '66세' 신 코치와의 동행을 열망했다. "코치님과 2020년 도쿄까지 같이 가고 싶냐"는 질문에 전민재가 환하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신 코치는 "3년간 민재를 지도해왔고 생활보조도 함께 하면서 잠자는 시간만 빼고 늘 같이 지내다보니 서로를 너무 잘안다. 내게 민재는 딸이다. 민재에겐 내가 아버지같다. 그런 교감 덕분에 잘되고 있다"며 웃었다. 신 코치는 "민재가 2020년까지 같이 가고 싶다고 한다. 나도 육체적으로는 할 수 있는데, 장애인선수 지도자는 정신적으로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대회 후 생각을 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신 코치는 스승으로서 '애제자' 전민재를 향한 바람도 잊지 않았다. "지금처럼 계속 즐기면서 달리면 좋겠다. 국가를 위해 마지막 도쿄패럴림픽에서 메달 목표를 꼭 이루길 바란다."

런던과 리우에서 2연속 은메달을 획득한 '행복한 스프린터' 전민재의 2020년 메달 목표는 또렷했다. "2020년 도쿄패럴림픽에서 100m 최고기록(14초70), 200m 최고기록(30초67)을 넘는 것이 목표다. 2-3등이 목표이지만, 당일 컨디션이 좋으면 1등도 할 수 있다고 믿는다"는 코치의 말에 전민재가 크게 고개를 끄덕였다.

쉼없이 달리는 선수, 전민재에게 달리기는 어떤 의미일까. 전민재가 예의 함박웃음으로 답했다. 이심전심, 신 코치가 말했다. "민재에게 달리기는 '놀이터'다. 늘 즐거운 마음으로 행복하게 달린다."
자카르타=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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