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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윔블던 현장]'만 36세+열 달전 출산' 세레나 '엄마의 도전'은 아름다웠다

이건 기자

기사입력 2018-07-15 08:00


ⓒAFPBBNews = News1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영국 런던)=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찬스를 잡았다. 회심의 스트로크를 때렸다. 승부는 많이 기울어진 상태였다. 그러나 이 포인트를 잡는다면 실낱같은 희망을 품을 수도 있었다. 다만 힘이 너무 들어갔다. 볼은 라인을 벗어났다. 그는 네트 바로 앞에서 아쉬움에 무릎을 꿇었다. 그렇게 끝났다. 0대2 완패. 그러나 그는 코트 위에서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엄마'를 향한 박수였다. 세레나 윌리엄스의 2018년 윔블던이 끝났다.

세레나는 14일 영국 런던 올잉글랜드테니스클럽에서 열린 안젤리크 케르버(10위·독일)와의 2018년 윔블던 여자 단식 결승전에서 0대2(3-6, 3-6)로 완패했다. 그러나 그는 진정한 승리자였다.

5월 프랑스 파리. 세레나는 스포트라이트 속에 롤랑가로스에 출전했다. 지난해 1월 그는 호주 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그리고는 임신 8주차임을 밝혀 세상을 놀라게 했다. 8개월 뒤인 9월 세레나는 딸을 출산했다.

시간이 흘렀다. 올 3월 BNP파리바오픈에서 복귀했다. 14개월만에 코트로 돌아왔다. 세레나는 3회전에서 친언니 비너스와 격돌했다. 결국 지고 말았다. 이어진 마이애미오픈에서 세레나는 1회전에서 탈락했다.

그리고 롤랑가로스로 왔다. 롤랑가로스 출전 당시 세레나는 451위였다. 프로택티드 랭킹을 사용해 본선에 출전할 수 있었다. 그리고 16강까지 올랐다. '라이벌' 마리아 샤라포바(러시아)와의 결전을 앞뒀다. 관심이 쏟아졌다. 경기 성사 직전 세레나는 기권을 선언했다. 어깨 근육에 이상이 생겼다.


ⓒAFPBBNews = News1
세레나는 윔블던에 돌아왔다. 윔블던의 배려로 25번 시드도 받았다. 승승장구했다. 예전 기량도 되찾았다. 8강전에서 카밀라 지오르지(52위·이탈리아)를 눌렀다. 준결승전에서는 율리아 괴르게스(13위·독일)를 제쳤다. 그리고 결승에 올랐다.

세레나는 결승전 승리를 통해 새로운 기록을 쓰길 바랐다. 우선 개인 통산 24번째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노렸다. 세레나는 지난해 1월 호주 오픈 우승으로 개인 통산 23번의 메이저대회 단식 우승을 차지했다. 이는 프로 선수의 메이저대회 출전이 허용된 1968년 이후 프로 선수 여자 단식 최다 우승 기록이었다. 이번 윔블던에서 우승한다면 마거릿 코트(호주)가 보유하고 있던 전 시대(1968년 이전까지 포함) 메이저대회 우승기록 (24회)과 동률을 이루게 된다.

또 다른 기록도 노렸다. 최저 랭킹 선수 우승이었다. 181위인 세레나가 우승한다면 윔블던 여자 단식 사상 최저 랭킹 우승 기록을 쓸 수 있었다. 최고령 메이저대회 우승도 노렸다. 윌리엄스가 우승하면 지난해 1월 호주오픈에서 자신이 세웠던 35세 4개월의 역대 최고령 우승 기록을 갈아치울 수 있었다. 윌리엄스는 36세 9개월이었다.


그러나 결국 세레나는 우승에 실패했다. 케르버에게 무릎을 꿇었다 .그럼에도 찬사가 쏟아졌다. 만 36세 9개월. 동시에 10개월 전 출산. 불리한 여건에도 불고하고 세레나는 '슈퍼맘'의 모습을 확실하게 보여줬다.

경기 후 세레나는 인터뷰를 가졌다. 그는 "다시 윔블던에 돌아와서 너무 행복하다"고 웃었다. 준우승에 대해서는 "실망스러울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실망하지 않는다. 다시 전진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슈퍼맘'이라는 찬사에 대해서는 "나는 그냥 나일 뿐"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세상의 모든 엄마들이 더 대단하다. 난 아무것도 아니다"고 말하며 관중들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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