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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이슈] 故 오요안나, 사망 2개월 전 일기에 "억까 미쳤다"…인물도 언급

정빛 기자 영문보기

기사입력 2025-01-31 13:18


[SC이슈] 故 오요안나, 사망 2개월 전 일기에 "억까 미쳤다"…인물도…
故 오요안나. 뉴스화면 캡처

[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고(故) 오요안나 MBC 기상캐스터의 사망 원인이 직장 내 괴롭힘이었다는 의혹이 불거진 가운데, 고인이 생전에 쓴 일기 일부가 공개됐다.

YTN은 31일 오요안나가 지난해 7월 작성한 일기 일부를 전했다. 해당 매체에 따르면, 오요안나는 지난해 7월 16일 "억까(비난할 이유가 없는데도 억지스러울 때 비판한다는 뜻의 '억지로 까다'의 줄임말) 미쳤다. A는 말투가 너무 폭력적"이라며 "(새벽) 4시부터 일어나...(생략) 10시 45분 특보까지 마침. 그 와중에 억까. 진짜 열 받음"이라고 적었다.

여기서 A씨는 고인을 괴롭힌 인물로 지목되고 있는 MBC 기상캐스터로 알려졌다. 고인이 사망 2개월 전인 지난해 7월에 작성한 것으로, 당시 심경이 담겼다.

앞서 오요안나 유족은 30일 "A를 상대로 지난달 23일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며 "가해자는 4명이다. 최소한의 방법으로 한명에게 책임을 묻고 사실을 밝히기 위한 과정"이라고 했따.

유족은 고인을 제외한 MBC 기상캐스터들의 '4인 단체 메시지방(단톡방)'이 2022년 만들어졌다고 주장하고 있다. 당시는 고인이 tvN 예능 프로그램 '유 퀴즈 온 더 블랙'에 출연할 즈음으로, 이 프로그램 출연 이후에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이 커졌다는 입장이다.

유족은 "단톡방에서 4명이 본인에 대해 (좋지 않은 이야기를)하고 있다는 것을 알고, 웃으면서 출근을 해야된다는 게 얼마나 힘들었겠느냐"며 "그래서 수많은 구조 요청들을 주변에 해왔는데, 해결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사망 당시, 고인의 휴대전화에 원고지 17장 분량, 약 2750자의 유서가 발견된 것과 관련 "오요안나는 죽음을 결심하고 데이터 (카톡, 녹음기록 등)를 (핸드폰에) 저장했던 것 같다"고도 했다.

여기에는 고인을 언급한 '4인 단톡방' 메시지 사진도 담긴 것으로 전해진다. 유족은 "살아있으면 이걸 알릴 방법이 없으니까. 죽어서라도 알리겠다고 생각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오요안나는 지난해 9월 극단적 선택으로 세상을 스스로 등졌다. 최근 고인의 휴대전화에서 많은 분량의 유서가 발견된 사실이 알려지면서, 직접적인 사망 원인은 직장 내 괴롭힘으로 인한 고충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유서에는 "사는 게 너무너무 피곤하다. 나를 설득시켜도 이해받지 못하는 것도 싫고 내가 사랑하는 일을 마음껏 사랑만 할 수 없는 게 싫다"며 "인간관계 다 그런 거라고 하시지 않았느냐. 항상 그렇게 살길 바란다. 불편한 관계 삭제시키면서"라는 내용이 담겼다.

이와 관련 MBC는 지난 28일 "고인이 프리랜서로 일하면서 자신의 고충을 담당 부서(경영지원국 인사팀 인사 상담실, 감사국 클린센터)나 함께 일했던 관리 책임자들에 알린 적이 전혀 없었다"며 "유족들이 요청한다면 진상조사에 착수할 준비가 돼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유족은 "MBC는 어떻게 자기 직원이 사망한 일을 모를 수가 있나? (직원 사망을 알리는)부고도 없었다"라고 맞섰다.

1996년생인 오요안나는 2021년 5월 MBC 기상캐스트 공채에 합격, '5 MBC 뉴스', 'MBC 뉴스투데이', '주말 MBC뉴스', '12 MBC 뉴스', '930 MBC 뉴스' 등에서 날씨 예보를 담당했다. 2022년 11월 방송된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에 출연, 화제를 모았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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