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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울 평창 '남북평화' 메시지,한여름 자카르타AG로 이어진다

전영지 기자

기사입력 2018-06-12 05:20



한겨울 평창에서 시작된 남북 평화의 메시지가 한여름 자카르타로 이어진다.

지난 겨울,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은 남북 '평화의 창'이 됐다. 북한은 평창동계올림픽 및 패럴림픽에 총 400여 명의 선수단, 응원단, 공연단을 파견했다. 김정일 국무위원장의 특사 자격으로 김여정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등 최고위층이 개폐막식을 함께했다. 우여곡절 끝에 성사된 여자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의 투혼과 눈물은 국민들에게 벅찬 감동을 선사했다. 평창 경기장 곳곳에서 한반도기가 나부꼈고, 북한 미녀 응원단이 '우리는 하나다'를 외쳤다. 전세계에 남북이 하나 된, 평화올림픽의 메시지를 전했다.


스포츠는 평화의 마중물이 됐다. 북한의 핵실험 이후 꽁꽁 얼어붙은 남북 관계, 북미 관계가 눈녹듯 녹아들더니 평창올림픽과 패럴림픽이 막을 내린 지 불과 40여 일만에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됐다. 4월27일 판문점에서 남북 정상이 만났다. 평창올림픽에서 이미 구면이 된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의 고위층은 반갑게 인사를 나눴고, 남북 정상은 자연스럽게 스포츠 이야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경평축구를 제안하자 '농구 마니아' 김정은 위원장은 "축구보다 농구부터 하자"며 '통일농구'를 제안했다.

판문점 선언에서도 남북 체육 교류는 소중하게 다뤄졌다. 1조 4항에 '남과 북은 민족적 화해와 단합의 분위기를 고조시켜 나가기 위하여 각계각층의 다방면적인 협력과 교류, 왕래와 접촉을 활성화하기로 하였다. 안으로는 6·15를 비롯하여 남과 북에 다같이 의의가 있는 날들을 계기로 당국과 국회, 정당, 지방자치단체, 민간단체 등 각계각층이 참가하는 민족공동행사를 적극 추진하여 화해와 협력의 분위기를 고조시키며, 밖으로는 2018년 아시아경기대회를 비롯한 국제경기들에 공동으로 진출하여 민족의 슬기와 재능, 단합된 모습을 전세계에 과시하기로 하였다'라고 명시했다.

4·27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첫 남북체육회담이 18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열린다. 12일 양국 국가올림픽위원회(NOC)를 중심으로 한 실무 회담이 시작된다. 가장 먼저 논의될 내용은 판문점선언에 명시된 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 '공동 진출'이다.

지난달 12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직접 스위스 로잔으로 출국해 셰이크 아흐마드 알사바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 회장과 아시안게임 남북단일팀 및 공동입장 등 일련의 내용을 논의한 바 있다. 남북 공동입장에 대해서는 합의했지만, 대규모 남북 단일팀은 쉽지 않다. 당초 탁구, 농구, 유도, 카누, 체조, 정구, 조정 등 7개 종목에서 단일팀에 대해 긍정 의사를 비쳤지만 OCA가 엔트리 확대 불가 방침을 밝히면서 단일팀 논의는 가라앉았다. 각 협회들은 '4년간 훈련에 전념해온 우리 선수들이 피해를 입지 않아야 한다'는 것을 기본 전제 삼고 있다. 엔트리 확대가 없을 경우 카누(드래곤보트) 등 한두 종목에 국한될 가능성이 높다.

남북체육회담의 실무를 담당하는 정부 관계자는 "판문점선언 후 남북체육회담을 진행하는 것은 정부가 스포츠를 통해 평화를 실현하겠다는 의지를 담은 것"이라면서 "북측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면서, 평창올림픽을 통해 자연스럽게 교류가 이뤄지고 평화가 진전된 경험과 성과가 있기 때문에 그 성과를 중심으로 지속적인 교류를 이어가는 것"이라고 의의를 설명했다. 자카르타아시안게임 공동 출전과 관련해 "OCA가 제시한 범위 안에서 단일팀이 가능한 종목이 있을지 남북 종목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진행해야 하는 상황이다. 시간이 촉박하기 때문에 많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도 "지금 당장 확정된 것은 없다. 파트너인 북측과 협의 후에 구체적인 윤곽이 나올 것"이라며 말을 아꼈다.이 밖에 자카르타아시안게임과 장애인아시안게임 현장에서 남북 선수 및 NOC 임직원, 취재진이 함께 이용하고 교류하고 소통하는 공동 '코리아하우스' 운영도 계획중이다. 각각 20억원, 10억원의 예산이 추가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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