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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창동계올림픽 기간 각국 정상들의 경호가 첨단 IT 기술이 접목된 과학으로 이뤄진다.
첨단 IT 기술을 접목한 3차원 지형정보시스템(GIS) 기반의 정보 등은 위성영상이나 항공사진 형태로 모니터링 상황시스템에 일목요연하게 표시되어 실시간 대응을 가능하게 한다. 지형정보시스템을 통해 외부행사장의 범위를 지정하면 저격가시권을 손쉽게 파악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올림픽플라자에서 유효사거리 1000m의 저격 포인트를 찾아내는 식으로 취약지점을 분석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상급 인사 관련한 위해 요소가 발견되면 즉각적인 상황평가를 실시해 대응수준을 검토한 뒤 관계기관이 통합적인 조치를 취하게 된다. 이때 필요할 경우 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과 청와대의 화상회의 시스템을 가동해 종합적인 대책을 마련할 수도 있다. 각종 정보시스템을 통해 위해상황을 인지하게 되면 관계기관이 유기적으로 대응하는 체계가 구축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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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행사장에서 드론을 활용해 구체적인 경호조치를 취하는 것은 최초의 일이다. 드론이 경호조치에 투입되면서 산악수색 근무자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혹한기의 인력 운용에 숨통이 트인 셈이다. 경호안전통제단 드론작전팀 관계자는 "그동안의 시험운용을 통해 기능과 성능을 충분히 확인했다. 강풍이나 강우, 강설 상황이 아니라면 효율적인 경호장비로 쓰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렇게 경호장비로 활용되는 드론이 신종 테러 무기로 사용되는 상황에도 대비하고 있다. 평창올림픽 안전을 총괄하는 대테러안전대책본부는 지난달 31일 한국과학기술원(KAIST)에서 개발한 드론 탐지 레이더를 드론 출몰 예상지로 꼽히는 평창 일대의 특정지역에 설치했다. 만일 레이더 탐지범위(반경 1.2km)에 들어오면 미인가 드론을 탐지하는 레이더가 감지한 것을 경호안전통제단 종합상황실 모니터로 파악해 각종 차단 장비로 대응하여 접근을 막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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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방한하는 각국 정상급 인사들의 숙소나 회의장 등지에 대한 보안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특정 국가의 안보나 기밀에 관한 사항을 불법적으로 파악하려는 움직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경호안전통제단에서는 다양한 장비를 활용해 경호구역의 몰래카메라나 무선 도청기 등을 탐지하고 있다. 여기에는 렌즈탐지기나 반도체·전자장 탐지기 등 최신 보안장비 등이 동원되기도 한다.
평창동계올림픽 시설물의 자동제어시스템에 대한 안전점검도 필수적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올림픽플라자의 경우 전력·소방·엘리베이터·공조 등의 자동제어시스템이 있다. 이들 자동제어시스템은 인터넷망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외부에서 비인가자에 의한 원격제어가 가능하고 악성코드 감염에 의해 오작동 될 수도 있다. 통제단의 사이버안전팀에서는 각종 제어시스템에 대한 모니터링을 24시간 실시해 원격제어를 차단하고 있다. 대테러본부는 전산망 해킹과 DDos 공격 같은 사이버공격에 대한 대응은 별도로 사이버침해대응팀을 꾸려 범정부 부처 차원에서 대처하도록 했다.
생화학 물질에 의한 테러는 '평화올림픽'을 위협하는 최대의 위해요소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소량의 생화학 물질로 막대한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호안전통제단에서는 서울과 평창의 국빈 숙소와 공항, 경기장 등지에 화생방 방호체계를 구축해 대비하고 있다. 주요 지점에 방사능 물질과 생화학무기 탐지·식별 장비를 배치해 모니터링에서 분석·대응까지 원스톱으로 실시할 예정이다.
실제로 화생방 탐지 식별 차량 '아바디스'(ABADIS)의 경우 원거리 감시기로 반경 5km 이내에 있는 사린이나 VX 같은 군사용 화학가스와 암모니아·불산 등 독성 화학물질 400여종을 탐지할 수 있다. 탄저균이나 페스트 같은 생물학물질 96종을 감시해 분석하는 것도 가능하다. 아바디스는 차량 내부의 압력을 대기압보다 높게 형성해 화생방 상황 발생시 경호대상자의 긴급 대피장소로도 활용할 수도 있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행사장 일대에 있는 대기중의 화학·유해물질은 기동형 화학장비를 통해 최대 반경 10km 범위까지 탐지된다. 이런 장비들은 비디오 카메라와 적외선 카메라로 주·야간 영상감시 기능도 갖추고 있다. 소규모 행사장에서는 휴대용 탐지·분석 장비를 사용하게 된다. 휴대용 화학탐지장비 '쳄프로'(Chempro-100)는 지금까지 개발된 모든 전쟁용 가스를 탐지할 수 있으며 핵종분석기 '나노레이더'(Nano-Raider)는 감마선량과 선율 등을 측정해 32종의 핵종을 식별할 수 있다.
대규모 국제행사의 성공 여부는 안전에 달려 있다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니다. 사소한 안전사고도 대회 성패에 커다란 영향을 끼치기 마련이다. 평창 동계올림픽대회 개막을 앞두고 국가 정상급 인사에 대한 경호안전을 위한 국제 공조가 활발히 이뤄지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경호안전통제단은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의 국가 경호팀과 긴밀히 협조하고 있다.
이미 지난 2일 미국 비밀경호대(SS) 경호팀과 합동으로 각종 행사장과 기동로 등에 대한 안전점검을 실시했으며, 러시아 연방경호실 관계자들은 지난해 10월 방한해 소치 동계올림픽 관련 경호안전 조치 사항을 전하기도 했다. 중국 공안당국은 베이징 하계올림픽대회를 치른 경호안전 노하우를 전한 바 있으며,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대회 준비 관련해 경호안전통제단과 공조를 강화할 방침이다.
평창=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