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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부상 타이밍이 이보다 나쁠 수 없었다."
MLB.com은 '김하성의 총액 2900만 달러는 탬파베이 구단 역사상 5번째로 큰 금액이다. 야수로는 1999년 12월 탬파베이와 4년 3400만 달러(약 491억원)에 계약한 그렉 본 이후 가장 큰 금액'이라고 했다.
샌디에이고 지역 매체인 '샌디에이고 유니온-트리뷴'은 '샌디에이고 팬들이 사랑하는 선수가 올해 팀으로 돌아오지 못하게 됐다. 유격수 김하성이 탬파베이와 2년 계약을 했다. 김하성이 어깨를 다치면서 샌디에이고와 단기 계약을 하고 남을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2년 2900만 달러는 김하성이 메이저리그에서 지난 4년 동안 벌어들인 2800만 달러(약 404억원)보다 큰 금액이다. 또 옵트아웃 조항은 김하성이 올해 탬파베이에서 좋은 시즌을 보내면 다음 시즌 더 큰 돈을 벌어들일 기회를 찾도록 허락할 것'이라며 김하성이 이적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를 설명했다.
하지만 부상 타이밍이 너무 안 좋았다. FA 개장 직전에 수술대에 오르면서 다음 시즌 복귀 시점을 장담하기 어려워졌고, 최근 김하성이 이르면 5월에 돌아올 수 있다는 미국 현지 보도가 나온 뒤로는 더더욱 시장 반응이 냉담해졌다.
미국 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은 지난해 8월 1루 귀루를 위해 다이빙을 하다가 송구할 때 쓰는 오른쪽 어깨를 다쳤다. 그는 재활을 했으나 샌디에이고가 내셔널리그 디비전시리즈에서 탈락하기 하루 전에 어깨 수술을 받아야 했다. 부상 타이밍이 이보다 나쁠 수 없었다'고 안타까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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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1년 상호 옵션에 동의하고 잔류를 택할 수도 있었지만, '악마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와 손을 잡으면서 일단 시장에 나오는 쪽을 택했다. 보라스는 투수 블레이크 스넬(LA 다저스)과 외야수 코디 벨린저(뉴욕 양키스) 등 FA 재수 성공 사례를 꽤 여럿 남긴 자신감이 있었다. 원하는 수준의 FA 계약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하면 당장 보강이 급한 팀과 단기 계약을 먼저 하고, 옵트아웃 조항을 넣어 선수와 시장 상황이 더 나아졌을 때 훨씬 높은 금액과 긴 기간을 보장하는 계약에 사인하는 전략이 지금까지 잘 통했다. 김하성도 스넬과 벨린저의 뒤를 따를 전망이다.
디애슬레틱은 '김하성은 부상에도 여전히 인기 상품으로 남아 있었다. 월드시리즈 직후 김하성은 샌디에이고와 1000만 달러 상호 옵션을 거부했다. 그는 탬파베이와 2년 29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첫 시즌 이후 옵트아웃 조항을 넣었다. 이번 새 계약은 선수층이 얇은 중앙 내야수 시장과 그의 수비 다양성을 향한 믿음이 반영됐다. 김하성은 비시즌 디애슬레틱이 선정한 FA 랭킹 16위에 올랐고, 올 시즌 초반 최소 한 달은 결장이 유력했으나 많은 팀이 그의 특별한 기량에 관심을 보였던 것은 사실'이라고 긍정적으로 미래 상황을 예상했다.
디애슬레틱은 또 '김하성은 지난 시즌 막바지 에이전트로 스캇 보라스를 고용하면서 (FA로서) 어느 정도 자신감을 보였다. 탬파베이는 김하성의 자신감에 보답하는 동시에 계약에 옵트아웃 조항을 넣으면서 2025년 시즌을 마치고 또 한번 베팅할 기회까지 제공했다'고 평하며 스몰마켓인 탬파베이가 김하성을 많이 배려한 계약을 했다고 평했다.
김하성이 올해 탬파베이에서 반등에 성공한다면 내년 FA 시장을 흔드는 유격수 최대어가 될 가능성은 충분하다. 김하성은 2022년 샌디에이고에서 대체 불가 주전 유격수였던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가 부상과 금지약물 복용 징계로 이탈하면서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리를 꿰차 눈길을 끌었다. 지난해는 2022년 12월 샌디에이고가 11년 총액 2억8000만 달러(약 4043억원)에 영입한 유격수 잰더 보가츠까지 밀어내고 다시 주전 유격수를 꿰차면서 김하성의 수비 가치를 증명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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탬파베이는 김하성을 유격수로 기용할 전망이다. MLB.com은 '김하성은 수술 여파로 개막일에 맞춰 돌아오기 어렵다. 이르면 아마 5월에 돌아올 수 있을 텐데, 김하성이 준비가 됐다고 판단하면 기존 유격수 테일러 월스를 대신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MLB.com은 김하성이 건강을 되찾으면 탬파베이의 8번타자가 될 것으로 바라봤다. 얀디 디아스(1루수)-브랜든 로(2루수)-주니어 카미네로(3루수)-조시 로(우익수)-크리스토퍼 모렐(좌익수)-조나단 아란다/엘로이 히메네스(지명타자)-대니 잰슨(포수)-김하성(유격수)-조니 델루카/리치 팔라시오스(중견수)로 탬파베이 라인업을 예상했다.
MLB.com은 '김하성이 수술을 하면서 그의 팔 건강과 힘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지만, 그와 계약은 가치 있는 도박이다. 월스는 특급 수비수이지만, 통산 타율이 0.188에 불과하다. 그래도 시즌 개막 때는 (유격수) 자리를 지킬 전망이다. 만약 유격수 최고 유망주인 카슨 윌리엄스가 기대보다 일찍 메이저리그로 콜업된다면, 김하성이 그동안 증명한 유틸리티 능력은 또 다른 출전 기회를 제공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하성은 2021년 시즌을 앞두고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4년 2800만 달러에 계약하면서 포스팅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했다. 메이저리그 4시즌 통산 성적은 540경기, 타율 0.242(1725타수 418안타), 47홈런, 78도루, 200타점, 229득점, OPS 0.706이다. 현재 수비 능력은 충분히 검증한 가운데, 타격 지표만 지금보다 더 오른다면 더 높은 몸값을 기대하기 충분하다는 평가가 대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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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