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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세계 최강에도 주눅들지 않은 '용감한 형제' 김기성-상욱

박찬준 기자

기사입력 2017-12-20 18:07


사진제공=김기성-상욱 형제

"말로 표현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죠."

김기성(32)-상욱(29·이상 안양 한라) 형제는 비슷한 듯 다르다. 홍익초-경성중-경성고-연세대-한라까지 나란히 한 길을 걸었지만, 성격도, 플레이스타일도 차이가 있다. 김기성이 생각이 많은 스타일이라면, 김상욱은 행동이 앞선다. 김기성이 슈팅이 좋은 골잡이라면, 시야가 넓은 김상욱은 어시스트에 능하다.

닮은 듯 다른 두 형제는 함께 뭉치면 더 큰 힘을 발휘한다. 14일부터 16일까지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렸던 2017년 유로하키투어 채널원컵에서 그랬다. 한국 아이스하키는 채널원컵에서 그간 붙어보지 못한, 차원이 다른 상대들을 만났다. '세계 최강' 캐나다, '세계 4위' 핀란드, 올해 월드챔피언 스웨덴까지, 모두가 한국의 완패를 예상했다. 하지만 한국은 예상 외의 선전을 거뒀다. 물론 3전 전패를 했지만, 세 경기 모두 리드를 잡는 등 좋은 경기력을 보였다. 중심에 기성-상욱 형제가 있었다. 1라인에 나선 두 선수는 채널원컵에서 한국이 넣은 4골 중 3골을 합작해냈다.

한국 최강의 형제가 세계 최강을 상대로도 통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냈다. 김기성-상욱 형제는 20일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캐나다, 핀란드 같은 팀을 상대로 골을 넣을 것이라 생각해보지도 못했다"며 기뻐했다. 골보다 더 큰 성과는 역시 자신감이었다. 김기성은 "솔직히 중압감이 없지 않았다. 이번 대회에 현역 NHL 선수들이 빠졌다고 하지만 대부분이 TV를 통해 본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경기를 치르다보니 점점 두려움이 없어지더라. '안되겠다'보다는 '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사진제공=김기성-상욱 형제
기성-상욱 형제가 두려움 없이 싸울 수 있었던 것은 서로의 존재가 큰 힘이 됐다. 김기성이 홍익초 4학년, 김상욱이 1학년 때 아이스하키 선수 출신 아버지의 영향으로 아이스하키를 시작한 이래, 둘은 서로를 바라보며 성장했다. 김기성이 대학때부터 최고의 선수로 두각을 나타냈고, 김상욱이 그 뒤를 이었다.서로의 플레이에 대해 이야기는 자주했지만, 정작 함께 발을 맞춘지는 생갭다 오래되지 않았다. 3살 터울이라 조금씩 일정이 꼬였다. 2013년 대표팀에서 처음으로 같은 라인에 이름을 올렸다. 하지만 시간은 전혀 문제가 되지 않았다. 형제만이 통하는 특별한 '무언가'가 있었다. 김상욱은 "(형이) 이쪽에 있겠다 싶어서 패스하면 실제로 그곳에 있다. 말로 표현할 수 없는 뭔가가 있다. 가족이라서 그런 것 같다"고 웃었다.

이제 두 형제는 '꿈의 무대'를 향한다. 김상욱은 "올림픽은 텔레비전으로만 봤던 무대"라고 했다. 김기성도 "올림픽에서 뛸 수 있을 것이라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형제가 같이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광인데 같은 라인에서 호흡을 맞춘다. 정말 가문의 영광이다"고 했다. 기성-상욱 형제는 이번 올림픽을 '한순간의 꿈'으로 끝내고 싶지 않은 눈치였다. 김기성은 "내 커리어에서 가장 빛나는 무대다. 후회를 남기지 않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싶다"고, 김상욱도 "아무나 나갈 수 있는 대회가 아닌만큼, 아이스하키의 매력을 국민들께 전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둘이 골을 합작해내는 그림도 그리고 있다. "올림픽에서 골을 넣는 상상, 자주하죠. 아마 골을 넣으면 둘이 가장 먼저 안고 있지 않을까요?" 용감한 형제의 평창 도전기가 시작됐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김기성-상욱 형제 프로필

김기성=구분=김상욱

1985년 5월14일=생년월일=1988년 4월21일

1m78-83㎏=신체조건=1m80-85㎏

FW=포지션=FW

안양 한라=소속팀=안양 한라

홍익초-광성중-광성고-연세대=출신교=홍익초-광성중-광성고-연세대

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B그룹 우승,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2017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A그룹 준우승=경력=2011년 아스타나-알마티 동계아시안게임 동메달, 2012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B그룹 우승, 2017년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 은메달, 2017년 IIHF 세계선수권 디비전1 A그룹 준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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