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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흘을 달려왔다. 이제 하루만 남았다.
세계랭킹 1위인 리디아 고는 2라운드까지 3언더파 139타로 공동 22위에 머물렀다. 하지만 세계랭킹 1위는 무늬가 아니었다. 3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버디 4개와 홀인원 1개를 묶어 6언더파 65타 맹타를 휘둘렀다. 리디아 고(뉴질랜드)와 저리나 필러(미국)와 나란히 9언더파 204타로 공동 2위에 올랐다. 박인비가 2타 차 선두다.
운도 따랐다. 박인비는 박인비는 5번 홀(파5)까지 버디를 3개 몰아치며 쾌조의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이후 코스에 바람이 강해지며 타수를 줄이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반면 리디아 고는 2라운드까지 부진한 성적으로 3라운드를 비교적 일찍 시작해 바람의 영향을 덜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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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인비는 2007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 첫 발을 내디뎠다. 2008년 6월 US여자오픈에서 대회 최연소(19년 11개월 6일)로 우승을 차지하며 이름을 알렸다. 한국인으로는 5번째 LPGA 메이저 타이틀이었다. 하지만 꽃이 너무 일찍 핀 탓일까, 슬럼프가 찾아왔다.
2009년, 2010년, 2011년 부진은 계속됐다. 골프를 그만둘까를 고민할 정도로 아픔이 컸다. 그 시계를 2012년 돌려놓았다. 에비앙 마스터스 우승을 시작으로 대반전이 시작됐다. 2013년에는 크라프트 나비스코 챔피언십, 웨그먼스 LPGA 챔피언십, US여자오픈 등 3개 메이저대회를 연속 우승하는 등 무려 6승을 거두며 '골프여제'로 등극했다. 2012년(228만7080달러·약 25억원)과 2013년(245만6619달러·약 27억원)에는 LPGA 상금왕을 차지한 그는 2014년에도 웨이그먼 LPGA 챔피언십을 비롯해 3승을 거뒀다. 지난해 8월에는 리코 위민스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며 LPGA 투어 사상 7번째로 커리어 그랜드슬램까지 달성했다.
박인비는 지난 6월 LPGA투어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입회했다.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차지하면 '골든 커리어 그랜드슬램'의 대기록을 세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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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올림픽은 개인은 물론 국가의 경쟁이다. 대한민국의 박인비와 모국이 대한민국인 뉴질랜드 국적의 리디아 고가 금메달을 놓고 최후 경쟁을 펼친다.
박인비는 "2타 차는 한 홀에서 뒤집힐 수 있다. 내일은 모두가 똑같이 출발한다고 생각하겠다. 잘 치는 사람이 우승한다고 생각하고 치면 될 것"이라며 "리디아 고의 기세가 좋더라. 나도 내일 최상의 플레이를 해야 할 것"이라고 마음을 다잡았다.
박인비와 리디아 고, 필러의 '챔피언 조'는 20일 오후 8시44분에 1번 홀에서 시작한다. 21일 오전 1시쯤 운명이 가려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양희영(27·PNS창호)은 1언더파 70타를 기록, 5언더파 208타로 공동 5위에 위치했다. 전인지(22·하이트진로)는 3라운드에서 1타를 잃었으나 역시 5언더파를 기록, 양희영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선두 박인비와는 6타 차다. 하지만 공동 2위와는 4타 차로 충분히 뒤집을 수 있다. 김세영(23·미래에셋)은 3라운드에서 다시 2타를 잃고 1언더파 212타, 공동 22위로 순위가 밀렸다.
양희영 전인지와 8언더파 205타로 단독 4위인 펑산산으로 이뤄진 조는 이날 오후 8시33분에 4라운드 경기를 시작한다. 김세영은 오후 7시27분 출발한다. 1라운드 단독 선두였던 올해 브리티시오픈 우승자 아리야 주타누간(태국)은 왼쪽 무릎 통증을 이유로 13번 홀까지 마친 뒤 기권했다.
리우데자네이루(브라질)=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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