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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이서 김택성, '아시안 르망 시리즈' 개막전 2위

남정석 기자

기사입력 2015-10-13 16:21


김택성이 지난 11일 일본 후지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15~2016시즌 아시안 르망 시리즈 개막전에서 LMP2 머신을 타고 서킷을 질주하고 있다. 사진제공=김택성

2015~2016시즌 아시안 르망 시리즈 개막전에서 LMP2 클래스 2위를 차지한 김택성. 사진제공=김택성

2015~2016시즌 아시안 르망 시리즈 개막전에서 LMP2 클래스 2위를 차지한 김택성(가운데)이 시상대에 올라 기쁨을 나누고 있다. 사진제공=김택성

"한국인 최초로 르망 24에 도전하는 것이 꿈입니다."

르망 24시 레이스는 세계 최고의 자동차 내구경주이다. 지난 1923년 프랑스 르망지역에서 시작돼 1936년과 1940년을 제외하고 90년 넘게 개최되고 있다. 24시간 연달아 달리면서 자동차의 내구성과 팀의 운영 능력, 그리고 드라이버의 한계를 겨룬다. 자동차 레이서라면 한번쯤 도전하고픈 말 그대로 '꿈의 무대'라 할 수 있다.

아직까지 국내 드라이버 가운데 르망 24시에 나선 선수는 없다. 모터스포츠에 관해선 한국은 여전히 후진국이기 때문이다. 이런 어려운 상황에서 르망 24시 레이스에 과감히 도전장을 내민 선수가 있다. 아시안 르망 시리즈에 참가하고 있는 드라이버 김택성(38·유라시아 모터스포츠)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김택성은 르망 24시의 아시아 예선격인 아시안 르망 시리즈에 지난해 첫 출전한데 이어 지난 11일 일본 후지스피드웨이에서 열린 2015~2016시즌 개막전에 또 다시 출전, 대회 최고 클래스인 LMP2 결선에서 2위를 차지했다. 비록 LMP2에 2대밖에 출전하지 않았지만, 이제 LMP2를 두번째 경험하는 김택성으로선 리타이어 없이 팀 동료 트리스타 고멘디(프랑스)와 함께 나눠타며 레이스를 완주했다는 자체로 상당한 의미가 있다.

게다가 시즌 개막전이라 차 세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10일 열린 2번의 연습주행을 전혀 하지 못했고, 11일 결선에 앞서 열린 예선 직전 겨우 경주차가 완성돼 3랩 정도를 타는데 그쳤던 것을 감안하면 나름 선전했다는 평가다. 첫번째 드라이버로 나선 고멘디는 첫번째 코너에서 레이스 퍼포먼스팀(스위스)의 첫번째 드라이버 니콜라스 루트윌러(체코)를 제치고 1시간 넘게 선두를 유지했지만 피트인을 한 후 배터리가 꺼지면서 시간을 소모해 역전을 당했다. 그래도 두번째 드라이버로 나선 김택성은 F1에서 뛰기도 했던 퍼포먼스팀의 두번째 드라이버 나카노 신지(일본)를 끝까지 쫓아가며 좋은 레이스를 펼쳤다. 후지스피드웨이에 익숙한 나카노가 스핀을 할 정도로 서킷 상황이 좋이 않은 궂은 날씨였지만, 김택성은 첫번째 도전하는 서킷임에도 큰 실수 없이 레이스를 마쳤다.

김택성은 "전반적으로 차량의 세팅이 제대로 되지 않아 다운포스도 좋지 않았지만, LMP2 머신을 3랩만에 어느 정도 제어하며 레이스를 펼쳤다는 것에 의미를 두고싶다"며 "무엇보다 지난해 첫번째 도전에선 너무 정신이 없었는데, 이제 조금씩 익숙해지는 것 같아 자신감이 생겼다"고 말했다.

1라운드에 이어 2라운드는 다음달 7~8일 말레이시아 세팡서킷에서 펼쳐진다. 3라운드는 내년 1월 8~10일 태국 부리람서킷에서 이어지며, 마지막 경주는 1월 23~24일 세팡서킷에서 열린다. 내년 시즌은 연중으로 개최될 예정이다.

김택성은 일단 2라운드 출전도 확정된 상태다. "2라운드에선 LMP2 클래스에 유럽 2~3개팀이 더 출전할 것으로 보인다"는 김택성은 "경쟁은 더 심해지겠지만 F3 머신으로 주로 연습하던 세팡서킷에서의 레이스이기에 더 잘 탈 자신이 있다"고 말했다.

일단 2015~2016시즌에선 LMP2에 완전히 적응을 한 후 2016시즌에는 풀타임으로 뛰면서 종합우승에 도전한다는 계획이다. 30대 후반의 적지 않은 나이에다 기업체 임원으로 활동하는 바쁜 상황에서도 시간을 쪼개 대회에 출전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한국 드라이버 최초로 르망24시에 출전하는 것이 최종 목표입니다.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는 일, 결코 쉽지는 않겠지만 누구나 한번쯤 꿈꾸는 일 아닌가요?" 그의 열정이 더욱 부러워졌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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