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듬체조 선수로서 자랑스럽고 뿌듯하다."
손연재는 2부 오프닝 무대에서 오렌지캬라멜의 '카탈레나'에 맞춰 걸그룹 멤버로 깜짝 변신했다. 참가선수 전원이 소녀시대의 '런 데빌 런' 달리기 안무를 선보이며 2부를 시작했다. 화이트드레스를 입은 손연재는 박효신의 '야생화'에 맞춰 애절한 무대를 선보였다. 인천아시안게임에서 대한민국 사상 최초의 리듬체조 금메달을 선보인 리본 연기 '화이트 다르부카'는 가장 큰 박수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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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듬체조 불모지'에서 새역사를 열어가고 있는 '손연재 효과'로 4년 연속 대기업 LG의 전폭적인 후원 아래 리듬체조 갈라쇼가 개최될 수 있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비인기종목에서 걸출한 스타 1명이 얼마나 많은 것을 바꿔놓을 수 있는지를 입증한 '좋은 예'다. 그러나 내용면에서는 숙제를 남겼다. 2부의 경우, K-팝과의 콜라보레이션을 야심차게 시도했지만, 기존의 흔한 K-팝 콘서트의 분위기와 차별화되지 못했다. 인기가수, 걸그룹의 무대에 많은 시간을 할애해, '리듬체조' 갈라쇼 본연의 특징을 살리지 못한 점은 다소 아쉬웠다. 리듬체조 갈라의 색깔이 모호해졌다. 이웃 일본에서 열리는 이온컵 출전과 일정이 겹치면서 예년에 비해 줄어든 출연진의 한계가 있었다. 세월호 참사로 인해 10월로 갈라쇼가 연기됐던 점, 시즌 내내 세계선수권, 아시안게임 등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한 에이스 섭외에 어려움이 있었다는 점, 절대적인 준비시간이 부족했다는 점을 고려하더라도, 질적 측면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해를 거듭할수록 리듬체조에 대한 팬들의 이해와 관심, 기대치도 함께 높아지고 있다. 아시안게임 사상 첫 금메달리스트도 배출했다. 이제 리듬체조를 알리는 단계를 넘어서, '리듬체조' 중심의 깊이 있는 고민과 단단한 준비가 필요하다. 갈라쇼를 보고 돌아가는 이들이 '리듬체조'와 사랑에 빠질 수 있도록.
고양=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