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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29)로 시작해 안현수로 끝날 것 같았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제 그 끈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안현수 올림픽'으로 인한 파장은 컸습니다.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있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피해자는 4년간 올림픽을 위해 피땀 흘린 태극전사들입니다. 철저하게 소외되고 고립됐습니다. 태풍의 중심이 아닌데도 그 종목에서 녹을 먹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쇼트트랙 선수들은 죄인처럼 지냈습니다. 대다수가 안현수, 이름만 나오면 고개부터 숙입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자와 여자 선수들이 함께 훈련합니다. 한 쪽이 도마에 오르면, 다른 쪽에도 여파가 있습니다.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잘 하고 싶었습니다. 잘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운명이 엇갈렸습니다. 다행히 그 날이 왔습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이 나왔습니다. 선수도 울고, 지도자도 울었습니다. 감격의 눈물이었지만, 쇼트트랙의 슬픈 자화상이었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은 종착역이 목전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쇼트트랙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연아(24)의 피날레 무대는 이제 막을 올렸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전장을 누비는 그들에게 더 따뜻한 시선이 절실합니다.
안현수를 이제 놓아줘야 할 때입니다. 그 또한 이런 논란이 편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애꿎은 피해자가 된 태극전사들에게 비난이 아닌 더 큰 응원이 필요합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소치(러시아)=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