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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현수(29)로 시작해 안현수로 끝날 것 같았던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이제 그 끈을 놓을 때가 된 것 같습니다.
'안현수 올림픽'으로 인한 파장은 컸습니다. 여전히 진행형입니다. 하지만 가장 소중한 것을 잃고 있은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피해자는 4년간 올림픽을 위해 피땀 흘린 태극전사들입니다. 철저하게 소외되고 고립됐습니다. 태풍의 중심이 아닌데도 그 종목에서 녹을 먹고 있다는 이유만으로 쇼트트랙 선수들은 죄인처럼 지냈습니다. 대다수가 안현수, 이름만 나오면 고개부터 숙입니다. 쇼트트랙 대표팀은 남자와 여자 선수들이 함께 훈련합니다. 한 쪽이 도마에 오르면, 다른 쪽에도 여파가 있습니다. 마음고생이 심했습니다.
잘 하고 싶었습니다. 잘 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순간순간 운명이 엇갈렸습니다. 다행히 그 날이 왔습니다. 여자 3000m 계주에서 이번 대회 쇼트트랙 첫 금메달이 나왔습니다. 선수도 울고, 지도자도 울었습니다. 감격의 눈물이었지만, 쇼트트랙의 슬픈 자화상이었습니다.
이상화(25·서울시청)는 아시아 선수 최초로 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에서 2회 연속 금메달을 목에 걸었습니다. 세계에선 보니 블레어(미국·1988년-1992년-1994년)와 카트리나 르메이돈(캐나다·1998년-2002년)에 이어 세 번째입니다. 대단한 금자탑입니다. 이마저도 논란에 파묻히고 있습니다. 각 종목에서는 투혼이 물결치고 있습니다. 감동의 스토리는 넘쳐나지만 후순위로 밀렸습니다.
소치동계올림픽은 종착역이 목전입니다. 늦지 않았습니다. 쇼트트랙은 아직 경기가 끝나지 않았습니다. 김연아(24)의 피날레 무대는 이제 막을 올렸습니다. 태극마크를 달고 전장을 누비는 그들에게 더 따뜻한 시선이 절실합니다.
안현수를 이제 놓아줘야 할 때입니다. 그 또한 이런 논란이 편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애꿎은 피해자가 된 태극전사들에게 비난이 아닌 더 큰 응원이 필요합니다. 비정상을 정상으로 돌려놓아야 할 때입니다.
소치(러시아)=스포츠 2팀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