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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 신영철 감독 마법 부렸다..팀 이미지 변신 성공

신창범 기자

기사입력 2014-02-20 07:11


한국전력 신영철 감독이 지난해 12월8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현대캐피탈전에서 전광인의 공격 성공에 환호하고 있다.
수원=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3.12.08.

프로배구 한국전력은 올해도 최하위에 그치고 있다. 성적만 놓고 보면 지난 시즌과 크게 달라진 게 없어 보인다. 마지막 5라운드가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19일 현재 한국전력은 5승20패, 승점 18점이다. 신생팀 러시앤캐시(8승16패, 승점 26점)에게도 밀려 있다.

그러나 안을 들여다 보면 지난 시즌과는 다르다. 상대팀이 느끼는 압박감이 달라졌다. 지난 시즌까지 한국전력은 타팀에게 '휴식 같은 팀'이었다. 큰 힘 들이지 않고 승수를 챙길 수 있는 상대였다. 하지만 올해는 '방심했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는 팀'으로 변했다.

지금까지 승수는 5승에 불과하다. 그런데 다른 기록을 살펴보면 한국전력이 '고춧가루 부대'임을 알 수 있다. 한국전력은 올시즌 4세트 이상 끌고 간 게임이 16차례나 된다. 4세트 이상 경기를 17번이나 한 LIG손해보험 다음으로 많다. 비록 3승13패로 패한 경기가 많았지만 상대를 충분히 괴롭혔다.

최근 경기인 18일 삼성화재와의 원정경기서도 풀세트 접전끝에 2대3으로 패했다. 한국전력은 첫 세트를 잃었지만 2,3세트를 연이어 따냈다. 4세트와 5세트에서도 팽팽한 접전을 펼쳤다. 마지막 결정적인 순간에 나온 범실로 인해 눈물을 삼켰다. 4라운드 현대캐피탈전에선 일방적인 경기를 펼치면서 3대0으로 승리했다. 이처럼 한국전력은 상위권팀을 한번씩 괴롭혔다. 플레이오프 진출은 물건너갔지만 한국전력의 가장 큰 수확은 이미지 변신에 성공했다는 점이다.

그 중심엔 올시즌을 앞두고 사령탑에 오른 신영철 감독이 있다. 한국전력은 시즌을 앞두고 한국전력 출신인 신 감독을 전격적으로 영입했다. 몇해전 벌어진 승부조작 파문으로 한국전력 선수들중 일부가 유니폼을 벗었다. 모기업의 지원도 타 팀과 비교해 부족했다. 신 감독은 얇은 선수층을 극복하기 위해 베스트6의 기량을 최대한 끌어올리는데 집중했다. 국가대표 '에이스' 전광인이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한국전력에 입단한 게 큰 도움이 됐다. 여기에 왼손 공격수 서재덕도 부상에서 돌아와 힘을 보탰다. 하지만 세터와 외국인 선수의 기량이 타 팀에 비해 떨어졌다. 특히 시즌 초반 급하게 데려온 몬테네그로 출신의 밀로스가 기대 이하였다. 올스타 휴식기에 브라질 국가대표인 비소토를 영입했다. 무릎이 좋지 않아 100%는 아니지만 '세계 3대 공격수'라는 명성에 걸맞는 공격력을 보여주면서 위협적인 팀으로 변모했다. 기존 선수들 역시 '패배 의식'에서 많이 벗어났다.

신 감독은 "이기는 경험이 많지 않다보니 결정적인 순간 실수가 많다. 특히 세터의 기량이 더 나아져야 한다"고 말했다. '명세터' 출신인 신 감독은 세터 김정석을 집중적으로 조련하고 있다. 그는 "아쉬움이 남는 시즌이지만 수확한 것도 많다"며 "한국전력도 좋은 외국인 선수가 함께 뛴다면 충분히 해볼만한 팀"이라고 덧붙였다.
신창범 기자 tigg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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