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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치]김연아의 역설, "오늘 쇼트는 최악이었다"

김성원 기자

기사입력 2014-02-20 03:14


20일 오전(한국시간) 2014 소치 동계올림픽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여자 피겨 쇼트프로그램 열렸다. 한국 김연아가 쇼트프로그램을 연기하고 있다.
소치(러시아)= 김경민 기자 kyungmin@sportschosun.com / 2014.02.19.

클래스가 달랐다.

'피겨여왕' 김연아(24)가 등장하자 술렁였다. 뮤지컬 '리틀 나이트 뮤직' 삽입곡인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의 선율이 흐르자 숨도 멈췄다. 그녀의 연기에 모두의 눈은 황홀해 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 무대가 열렸다. 김연아는 20일(이하 한국시각) 러시아 소치 아이스버크 스케이팅 팰리스에서 벌어진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 출전했다. 17번째, 3조 5번에 위치한 그녀는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뽐내는 완벽한 클린연기를 펼쳤다.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39.03점과 예술점수(PCS) 35.89점을 받아 74.92점을 기록했다.

1월 마지막 리허설에서 기록한 80.60점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지난해 12월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73.37점) 보다는 높은 점수를 기록했다. 율리아 리프니츠카야(라시아)가 이번 대회 피겨단체전에서 기록한 72.90점보다도 2.02점 높은 점수였다. 그러나 거의 완벽한 연기를 펼쳤음에도 고개를 갸웃거리게 하는 점수표였다.

그러나 김연아는 안도의 한숨을 먼저 내쉬었다. 그녀는 "오늘 쇼트는 최악이었다. 워밍업할 때 너무 긴장해서 점프 감각이 하나도 없었다. 완전 맨몸이었다"며 "그래서 연습 때는 쇼트에서 클린 연기를 했다는 생각에 경기에서 못할게 뭐가 있느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약간 긴장을 늦출 수 있었다"며 비로소 웃었다. 그리고 "다행히 실수없이 연기를 해 만족스럽다"며 다시 미소를 지었다.

그녀는 대형스크린에 자신의 점수가 나오자 표정이 굳어지는 듯 했다. 김연아는 "점수를 본 순간 아무 생각이 없었다. 점수는 크게 기대하지 않았다. 시즌마다 룰이 바뀐다. 난 오늘 할 수 있는 베스트를 했다"고 강조했다. 다시 안도감이 밀려오는 듯 했다. "나도 사람이 긴장하는 것이 안보일 뿐 나도 긴장한다. 오늘은 그 이유를 모르겠다."

김연아는 21일 프리스케이팅에 출전한다. 그녀는 "오늘같은 상황이 또 벌어질까 걱정이다. 하지만 실수가 나와도 마지막까지 후회없이 연기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녀의 입가에는 미소가 떠나지 않았다.
소치(러시아)=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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