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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슬링, 2020년 올림픽 정식종목 채택 배경은 ''개혁 몸부림'

하성룡 기자

기사입력 2013-09-09 01:45 | 최종수정 2013-09-09 01:46


레슬링이 2020년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야구·소프트볼, 스쿼시를 제치고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9일(한국시각)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린 제125차 총회에서 레슬링을 2020년 하계올림픽의 마지막 정식종목으로 선정했다고 발표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과 질의응답 후 진행된 투표에서 레슬링은 총 유효표 95표 가운데 과반인 49표를 얻었다. 야구·소프트볼이 24표를 얻었고 스쿼시는 22표에 그쳤다. 이로써 레슬링은 지난 2월 스위스 로잔에서 열린 IOC 집행위원회에서 선정한 25개의 올림픽 핵심 종목(Core Sports)에서 제외된 뒤 약 7개월만에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지위를 되찾게 됐다.

레슬링이 7개월만에 기사회생한 이유는 뼈를 깎는 개혁에 대한 노력이 IOC 위원들의 마음을 돌렸기 때문이다.

레슬링은 2월 IOC 집행위원회에서 핵심종목에서 탈락한 뒤 전세계적으로 퇴출 반대 운동을 펼쳐왔다. 또 무능과 부패로 비판에 직면했던 라파엘 마르티네티 국제레슬링연맹(FILA) 회장이 사퇴했고, 여성부회장 자리를 신설하는 등 개혁을 위해 몸부림을 쳤다. 세트제를 폐지하고 3분 2회전으로 변화를 꾀하고 있고 패시브 제도도 수정해 공격적인 경기가 가능하도록 유도하는 등 살길도 모색했다. 대한레슬링협회도 국제적인 움직임에 동조했다. 지난 2월 강원도 양구에서 개최된 국가대표 1차 선발대회부터 서명운명을 전개했고, 지난 3월에 레슬링 국가대표들이 참가해 두 차례의 결의대회를 열었다.

뼈를 깎는 개혁 의지가 IOC 집행위원회의 마음을 다시 사로잡았다. 또 레슬링은 고대올림픽을 거쳐 근대올림픽까지 올림픽 정식 종목을 지킨 상징성을 앞세웠다. 미국과 러시아, 일본 등 스포츠 강국이 국제 스포츠계에서 레슬링의 회생에 힘을 보탠것도 기사회생에 큰 역할을 했다.

FILA의 지휘봉을 잡은 네나드 라로비치 신임 회장이 레슬링의 개혁을 일선에서 지휘했다. 라로비치 회장은 지루하다는 팬들의 반응을 수렴, 레슬링이 재미있는 스포츠로 탈바꿈하는데 일조했다.

반면 경쟁 종목이었던 야구·소프트볼은 미국 메이저리그가 올림픽 기간동안 리그를 중단하지 않겠다고 천명해 IOC 위원들의 표심을 얻지 못했다. 또 스쿼시는 테니스, 배드민턴, 탁구 등 라켓 종목과 중복된다는 종목적 한계에 부딪혀 2020년 하계올림픽 정식종목 채택에서 고배를 마시게 됐다.


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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