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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탁구 애호가다. 60~70년대 대세를 이루던 '오른손 펜홀더' 전형이다. 정현숙 대한탁구협회 전무는 "당선인이 20대 초반 선수라켓으로 탁구를 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다. 운동신경이 좋고 스윙이 제대로다"라고 귀띔했다. 2004년 자신의 미니홈피에 탁구 치는 사진과 함께 "탁구 같이 치실 분 일촌 맺어주세요"라는 글을 남겼고, 2005년 한 예능프로그램에 출연해 개그맨 김용만과 탁구시범을 보인 적도 있다. 유세기간동안 대학생들과 '이벤트' 혼합복식에서 '똑딱똑딱' 랠리를 주고받을 정도의 숨은 실력을 보여줬다.
무엇보다 체육인들의 삶의 질 향상, 일자리 문제해결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의원은 궁극적으로 대부분의 정책이 체육인들의 '일자리'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초등학교에 체육전담교사를 두고, 기업의 실업팀 운영 의무를 강화하고, 생활체육지도자 및 스포츠 강사 파견을 확대하는 것은 선수들의 은퇴 이후를 보장하기 위한 것이다. 박 당선인은 유세 현장에서 "국가대표 생활을 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충분한 지도자 자격을 갖췄다고 생각한다. 은퇴 후 일정한 교육을 거쳐 체육교사나 생활 체육 지도자 자격을 부여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공약했다. 상무 인원 확충 역시 20대에 군대 문제로 인해 원치않게 운동을 그만둬야 하는 남자선수들의 고충을 반영한 정책이다. 군대로 인해 꿈을 포기하지 않고, 자신의 재능을 지속적으로 펼쳐갈 수 있도록 25개 종목 400명에 불과한 좁은 문을 넓힐 계획이다. 평소 가려웠던 곳을 긁어주고, 아픈 곳을 어루만져주는 실질적인 정책에 스포츠인들이 마음을 열었다.
이 의원은 "박 당선인은 체육계 상황을 알고 애정을 갖고 있다. 당신이 힘이 돼야 한다는 생각을 하고 계신다"며 믿음을 표했다. 태릉선수촌장 시절의 일화도 공개했다. 운영예산 부족으로 훈련일수가 105일에 불과하다는 소식을 듣고 직접 선수촌에 찾아와 이 촌장을 위로했다. 선수들과 탁구게임을 즐겼다. "당시엔 박 당선인도 천막당사에 있던 시절이다. 훈련일수를 200일까지 늘리는 데는 박 당선인의 힘이 컸다"고 떠올렸다. "세심하게 부족한 부분을 채우고, 하겠다 마음 먹은 일은 하시는 분"이라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