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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살때 피겨와 만난 소녀의 꿈은 단 하나, 올림픽 금메달이었다.
김연아, '박수 칠 때 떠나라'고 했던가. 갈림길에 섰다. 꿈을 달성한 후 허탈감이 몰려들었다. 하지만 은퇴하기에는 너무 이른 나이였다. 새로운 고민이 시작됐다. 한달 후 이탈리아 토리노세계선수권대회를 준비하면서 정신적인 후유증을 겪었다. 2011~2012시즌 러시아 모스크바세계선수권대회 출전으로 피겨와 인연의 끈을 이어갔지만 현역과 은퇴의 사선에서 방황은 계속됐다.
두려웠다. 다시 선수로 돌아가 혹독한 훈련을 이겨낼 수 있을까. '강심장'이라고 하지만 그녀는 빙판에 설 때 늘 긴장했다. 중압감은 상상을 초월했다. 온 국민의 관심과 애정은 더 큰 부담이었다. 후퇴를 결정했다. 2011~2012시즌을 건너 뛰었다. 그랑프리 시리즈는 물론 세계선수권대회에도 불참했다. 김연아가 자리를 비운 세계 피겨계도 덩달아 침체기를 겪었다. 경쟁 선수들도 부진의 늪에서 허우적거렸다.
5개월이 흘렀다. 전설은 살아 있었다. 복귀 무대에서 이름값에 걸맞게 전세계 시선을 또 사로잡았다. 201.61점, 올시즌 여자 싱글 최고점을 기록하며 화려하게 부활했다.
'강심장'은 또 다른 전설을 향해 새로운 발걸음을 뗐다. 다음은 내년 3월 캐나다 런던에서 열리는 세계선수권대회다. 올림픽 출전권을 따내는 것이 지상과제다. 24위내에 들면 1장, 10위권이면 2장, 1~2위에 오르면 3장으로 출전권이 늘어난다. 자신은 물론이고 후배들에게도 기회의 문이 열릴 수 있다.
'피겨 여왕'의 복귀는 달콤했다. 전세계 피겨의 눈도 그녀를 중심으로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 김연아의 '7분 드라마', 마침표는 없다.
김성원 기자 newsm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