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피겨 여왕' 김연아(22·고려대)가 완벽한 모습으로 돌아왔다.
출발부터 깔끔했다. 필살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공중 연속 3회전·기본점수 10.10점)을 깔끔하게 성공시켰다. GOE(Grade Of Execution·수행점수)도 1.23점의 가점을 받았다. 밴쿠버올림픽을 제패할 당시 GOE 2점의 가점을 받은만큼은 아니지만, 김연아의 상태는 스스로 언급했듯이 당시와 비교해 80~90% 수준이다. 이를 감안한다면 스피드나 높이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이다. 이 후 시도한 점프도 박수를 칠 만했다. 쇼트프로그램은 총 3번의 점프를 수행해야 한다. 트리플 플립은 무려 1.40점의 수행점수를 얻을 정도로 완벽했다. 더블악셀이 다소 불안했지만, 0.88점의 가점을 더했다.
3번의 스핀은 플라잉 카멜 스핀, 레이벡 스핀, 체인지 콤비네이션 스핀을 시도했다. 올시즌부터 스핀은 점프만큼이나 중요한 변수로 떠올랐다. ISU는 올 시즌부터는 스핀 규정을 변경했다. 기존 네 단계였던 스핀의 레벨을 다섯 단계로 세분화했다. 선수들이 스핀에서 더 다양한 연기를 하도록 유도하는 부분이다. 김연아는 스핀에서도 최고수준이었다. 지난 모스크바 세계선수권대회에서는 플라잉 싯 스핀, 레이벡 스핀, 체인지 풋 콤비네이션 스핀에서 최고 난이도인 레벨 4를 받은데 이어 GOE에서도 가점을 받았다. 이번 대회에서는 레벨3에 그친만큼 더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는 여지를 남겨놨다.
완벽히 돌아온 김연아는 두가지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일단 아사다가 세운 올 시즌 쇼트프로그램 최고 점수인 67.95점(NHK트로피)을 가볍게 넘어섰다. 여자 싱글 역대 쇼트프로그램 PCS 최고 점수도 경신했다. 김연아는 2010년 밴쿠버 동계올림픽 쇼트프로그램에서 78.50점을 받았다. 아직 깨지지 않은 역대 쇼트프로그램 최고점이다. 당시 김연아의 PCS점수는 33.80점이었다. 김연아는 복귀와 함께 여자 쇼트프로그램 PCS 최고점을 세웠다.
'명불허전'은 이럴때 쓰는 말이다. '피겨여왕'은 복귀와 함께 다시 한번 세계 피겨의 중심에 섰다.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