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온통 올림픽 열기에 뒤덮인 일주일동안 가슴 졸여온 이들이 있다. '금메달 텃밭' 태권도에 출전하는 선수들의 가족들이다.
|
이대훈에게 아버지는 특별한 존재다. 인생의 멘토이자 스승이다. 이대훈은 아버지가 운영하던 도장에서 처음으로 도복을 입었다. 이대훈은 일찌감치 두각을 나타내며 아버지가 못다이룬 꿈을 이루고 있다. 이씨는 이대훈의 금메달보다 더 큰 꿈을 그리고 있다. 태권도인답게 태권도가 더 많은 국민들에게 사랑을 받는 것이다. 멋지고 공격적인 태권도로 아들이 런던땅을 멋지게 수놓는 꿈을 꾸고 있다.
'16년전 처음 도복을 입고 좋아하던 너의 모습이 떠올려지는구나. 모든 스포츠인들의 꿈인 올림픽. 치열한 국가대표 선발과정과 고되고 힘든 대표팀 훈련을 무사히 마치고 드디어 8일이 왔구나. 그동안 대훈이의 노력에 결실을 보는 날이기도 하지만 대한민국 태권도의 진면목을 전세계에 보여줘야 하는 책임도 따르는 날인 것 같다. 메달획득도 물론 중요하지만 태권도의 우수성과 대한청년의 기상과 예절을 아낌없이 보여주기 바란다. 그리고 수많은 국민들이 응원하고 있음을 가슴에 담고 시합에 임하거라. 언제나 최선을 다했던 대훈이기에 결과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겠다. 다만 아빠는 언제나 소망한다. 우리 대훈이가 늘 행복하길..
|
세번이나 치른 올림픽이지만 떨리기는 마찬가지다. 2004년에는 동메달, 2008년에는 금메달을 딴 딸이다. 특히 2008년에는 아픈 다리를 이끌고 금메달을 획득한 딸을 보면서 눈물도 많이 흘렸다. 마지막일지도 모르는 올림픽에서는 다치지 않고 자신의 기량을 모두 발휘했으면 하는게 황씨의 소망이다. 당뇨합병증으로 고생 중인 어머니 조순자씨(52)도 딸이 자기 걱정말고 유종의 미를 거둬줬으면 하는 소망을 내비쳤다.
'이런 편지를 쓰려니 좀 어색하다. 아빠가 딸에게 몇가 적을께. 198년 5월21일 엄마 아빠가 둘째딸을 얻었지. 그 후 약 26년이 흘렀네. 지금까지 언니와 너를 키우면서 좋은 일이 너무 많았단다. 6세때부터 언니랑 태권도장에 다니면서 초등학교 4학년땐가 어린이 태권왕 대회에서 엄지 발가락이 빠져서 울때가 생각나네. 언니와 둘이서 청무체육관에서 힘들게 운동하고 집에 와서도 엄마 말 잘듣는 어린 너희 자매를 보고서 잘키워야겠다는 마음을 다잡고 했었지. 동화중, 서울체고, 한국체대를 언니와 다니면서 소풍 한번, 수학여향 한번 못갔었지. 운동이 그렇게 힘들어도 집에 와서는 내색 한번 안하고 지금까지 잘해줘서 고마워. 11일 지금까지 땀흘려서 운동한 거 모두다 쏟아부어 좋은 결과가 있길 바래. 아테네올림픽과 베이징올림픽때는 엄마가 따라 갔었는데 이번 런던올림픽에는 엄마가 아파서 함께 갈수는 없지만 여기서 우리딸을 열심히 응원할께. 가족을 생각하며 힘을 많이 냈으면 좋겠다.
후회없는 시합하길 바라며 시합 끝나고 엄마랑 언나랑 우리가족 외식한번 해야지. 자랑스러운 내딸 경선이 화이팅! 사랑해! -아빠가'
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